'마성'의 '백일'을 선사한 반전男 정수교.."담백한 배우 되고파" [Oh!커피 한 잔]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8.11.14 09: 43

다소 강해 보이는 인상 뒤에는 따뜻한 의리와 감성이 숨겨져 있었다. '백일의 낭군님'과 '마성의 기쁨'을 통해 다채로운 반전 매력을 선보인 배우 정수교 이야기다.
정수교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 연출 이종재)과 MBN 드라마 '마성의 기쁨'(극본 최지연/ 연출 김가람)에서 각각 마칠이와 김범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백일의 낭군님'에선 악덕 고리대금업자에서 원득(도경수 분)과 홍심(남지현 분)의 따뜻한 친구로 거듭나는 성장기를, '마성의 기쁨'에선 공마성(최진혁 분)과 주기쁨(송하윤 분)을 끈질기게 괴롭히는 악행을 보여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정수교. 두 작품의 방송 시기가 묘하게 겹쳤던 만큼, 그의 다채로운 매력을 매일 다르게 볼 수 있었다는 평이다.

이에 대해 정수교는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 OSEN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2개월 정도를 바쁘게 살았다. 처음으로 직장 상활을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운을 뗀 뒤 "마칠이와 김범수를 오가는 게 쉽지 않아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마칠이가 임팩트가 강한 캐릭터인데도 분량이 많지 않아 김범수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그는 tvN 드라마 역대 4위 시청률(14.4%)을 기록한 '백일의 낭군님'의 성공에 대해 "날씨가 너무 더운데 한복까지 입어야 해서 여름에 땀을 많이 흘렸다. 현장 스태프분들과 배우분들이 다 같이 고생했는데 그걸 시청자분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보답받은 것 같아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이어 자신을 향한 뜨거운 관심에 대해선 "이전까지는 저를 향한 댓글이 거의 없었다. 달려도 누가 댓글을 남겼는지 바로 알겠더라. 바로 저희 누나다. 제가 누나의 아이디를 알고 있다.(웃음) 그런데 이번엔 처음으로 모르는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시는 게 보였다. 그때부터 챙겨보게 됐다. 제가 악역을 연기하다 보니 저를 때리겠다는 댓글이 있었는데도 기분이 좋더라"고 기쁜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무엇보다 정수교는 마치 진짜 동네 친구들 같았던 송주현 사람들과 주연 도경수, 남지현에 대해 "현장이 정말 더웠는데 짜증 내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저희 배우들도 사람이다 보니 NG를 낼 때가 있었는데 다들 즐거운 분위기를 유지해줬다. 감독님이 쿨하게 이끌어주셨고 경수와 지현이는 어린 나이답지 않은 리더십과 배려로 항상 손을 잡아주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이 외에도 그는 시청률 10% 공약 이행에 대해 "SM 연습실에서 전신 거울을 보며 엑소의 '으르렁' 춤을 경수에게 배웠다. 역시 프로는 프로인 게 경수가 하면 별거 아닌데도 멋있더라. 뭔가 어깨를 살짝 털어도 경수가 하면 멋이고 우리가 하면 진짜 먼지를 터는 느낌이랄까. 저희가 안무를 못 따라가서 경수가 천천히 알려줬는데 그러다 보니 방송에서 나왔던 '생일 축하혀' 음률에 맞춰보게 됐다. 춤을 잘 춘 건 아니지만 재밌는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라고 비하인드스토리를 전해 흥미를 높였다. 
이처럼 '백일의 낭군님'과 '마성의 기쁨'에서의 인상 깊은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얼굴을 알린 정수교. 하지만 그의 이러한 상승세는 무명 생활을 꿋꿋하게 버텨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2013년 영화 '친구2'를 통해 데뷔한 정수교는 당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긴 했지만 이후 긴 공백기를 가졌던 것.
그는 이에 대해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힘들었다. 전 데뷔가 빠른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1년 만에 '친구2'로 데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제 운을 거기에 다 쓴 것 같은 느낌이었다. 계속 일이 들어오지 않으니 '내가 그때 운을 다 썼나?', '회사가 없어서 그런가?', '표정을 잘 못 지었나?', '오디션 정도는 볼 수 있게 해줘도 되는 거 아닌가?' 등의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처한 상황을 미워하게 될 것 같더라. 그때 '아차' 싶었고,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 다행히 주변에 굉장히 소중한 인연들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 많은 힘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정수교는 이어 자신의 소중한 인연으로 '친구2'에서부터 친분을 이어온 배우 김우빈을 언급하며 "우빈이는 정말 형 같은 친구다. 제가 힘들 때 힘도 많이 돼줬고 응원도 해줬다. 이번 작품들을 보고는 '고생했다'고 해주더라. (우빈이는) 원래 연기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상황적으로 제가 힘들어하는 것 같으면 옆에서 묵묵하게 지켜봐 준다. 배려의 단계가 높은 친구다"라고 이야기해 두 사람의 깊은 우정을 짐작하게 했다.
끝으로 그는 향후 자신이 걸어가고 싶은 배우의 길에 대해 "요즘 제가 예전부터 바라던 나이대가 되어가고 있다. 가장도 되어보고 삶의 짐도 짊어지면서 책임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연기에서도 그렇고 삶에서도 그렇고 소통을 잘 하는 담백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힌 뒤, "이렇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게 처음이라 아직은 이 여운을 더 느끼고 싶다. 제가 템포가 느린 편이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감사한 마음이 커질 것 같다. 앞으로 담백한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할 테니, 제가 나온 작품, 그리고 연기하는 배우 정수교를 관심 있게 지켜봐 달라"고 덧붙이며 이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nahee@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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