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헬기 민원·각서"..'대화의 희열' 이국종 교수가 밝힌 韓 의료계 현실 [Oh!쎈 레터]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8.11.11 10: 16

'대화의 희열' 시즌1의 마지막 게스트인 이국종 교수가 환자를 생각하는 정의로운 삶으로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2 토크쇼 '대화의 희열'에서는 마지막 10번째 대화의 주인공으로 외상외과 전문의 이국종 교수가 출연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대화의 희열'은 그간 카페 등지에서 진행된 것과는 달리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이국종 교수가 근무하는 외상센터 옥상에서 진행됐다. 결국 녹화 도중 코드블루가 발생했고 이국종 교수는 잠시 녹화를 중단해야만 했다.

병원으로 내려가 상황을 정리하고 온 이국종 교수는 1시간 골든아워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현재 한국의 현실은 최장 7시간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닥터헬기는 야간에 출동하지 못해 소방 헬기를 타고 다닌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닥터헬기를 향한 민원과 이를 받아들이는 조직 내 분위기로 닥터헬기의 야간 운행이 금지됐다는 것. 이국종 교수는 "데시벨을 측정해보면 구급차 사이렌과 비슷하다. 사회 분위기인 것 같다"는 생각을 밝히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 시선을 모았다.
또한 이국종 교수는 "헬기를 타는 의료진들은 보험 혜택은 커녕 오히려 각서를 쓴다. 다치거나 사망하더라도 국가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각서다"라고 밝혀 다시 한 번 충격을 선사했다.
이 같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문제 제기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솔루션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러면 결국 동료들을 쥐어짜야 한다. 죽을 힘을 다해 밀어붙여서 우리가 버티면 본격적인 지원이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이국종 교수.
끝으로 그는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로 "직장 생활이니까. 답답하다고 다 관둘 수 없지 않나. 제가 말하는 정의는 대단한 게 아니다. 각자 자기 할 일을 하는 거다. 남들이 뭐라 하든 휘둘리지 않고 그저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해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겼다.
이날 '대화의 희열'은 이국종 교수와의 대화를 통해 답답한 한국의 의료계 현실을 엿보게 했다. 아직은 성숙해지지 못한 사람들의 인식을 제대로 꼬집었으며, 이 사회의 정의에 대해, 그리고 이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을 선물했다.
특히 '대화의 희열'은 이날 이국종 교수 편을 마지막으로 시즌1을 마무리한 상황. 그동안 김숙, 표창원, 지코, 인요한, 안정환, 천종호, 강수진, 아이유, 송해, 이국종 등의 출연으로 깊은 울림을 선사한 '대화의 희열'이기에, 이를 하루빨리 시즌2로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nahee@osen.co.kr
[사진] '대화의 희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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