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각!"..'방구석1열' 웹툰→영화..'이끼' '신과함께' 대박 이유[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11.09 19: 42

'방구석 1열'에 윤태호 주호민 작가가 떴다. 웹툰 원작을 천만 영화로 이끈 주인공들이다. 
9일 전파를 탄 JTBC '방구석 1열' 28회에서 웹툰을 원작으로 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 '이끼'와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를 키워드로 '띵작매치'가 진행됐다. 원작 웹툰인 '이끼'의 윤태호 작가와 '신과 함께'의 주호민 작가, '신과 함께'를 만든 원동연 제작자가 방구석 멤버로 출연했다. 
원동연 제작자는 "후배에게 '신과 함께' 웹툰을 추천 받았다. 웹툰을 보고 울었다. 내가 죽었는데 누가 나를 변호해주는 게 위로 되더라. 영화로 만들면 많이 위로 받겠구나 싶었다. 주호민 작가를 처음 보고 아들이 나온 줄 알았다. '신과 함께'에 담긴 철학과 세계관이 대단한데 30살이 어떻게 이런 세계관을 구축했지? 싶더라"고 칭찬했다. 

주호민 작가 역시 원동연 제작자를 보고서 사기인 줄 알았다고. 그는 "한국의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처럼 만들겠다고 해서 사기인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원동연 작가는 "경쟁이 치열했다. 제작사 여러 곳이 영화화 하려고 했다. 방송국에서 드라마화 하려고도 했다"며 '신과 함께' 웹툰을 치켜세웠다.  
 
'이끼'와 '내부자들'의 영화화를 성공시킨 윤태호 작가에 관해 변영주 감독은 "윤태호 작가의 작품은 무겁다. 대중적으로 보기엔 어둡고 늪 같다. 그런데 장르적으로 완벽하게 끌고 간다. 영화감독들에게 윤태호 작가는 이 사람처럼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하는 롤모델이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윤태호 작가는 "유료 사이트에서 만화를 연재하다가 사이트가 망하고 포털 사이트로 옮겨갔다. 3개월 만에 영화사에서 러브콜이 왔다. 빚이 있어서 판권료를 정했다. 계약하고서 1권을 보고 강우석 감독님이 하고 싶다고 했다. 연재 중인 작품인데 계약이 돼서 지옥을 만났다. 몇몇 영화사는 시놉시스를 요구하더라. 쓸 때마다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변영주 감독은 "강우석 감독님이 정말 힘들게 만들었다. 웹툰을 워작으로 하면 감독이 작업해야 할 콘티가 그림으로 나온 느낌이다. 웹툰을 배제하고 감독의 글로 빨리 풀어야 한다"고 설명했고 윤태호 작가는 "100% 공감한다. 웹툰에서 돋보인 영화적인 매력이 영화화하면 없어진다. 탄탄한 스토리라인 구축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이끼'는 박해일, 정재영, 허준호, 김상호, 유해진, 유선 등 쟁쟁한 배우들의 명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유해진의 독백신을 보며 윤태호 작가는 "촬영 며칠 동안 바깥에서 유해진이 몰입해왔다"고 칭찬했고 정재영과 허준호의 카리스마 대결도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특히 유해국 역의 박해일에 관해 그는 "캐스팅이 너무나 좋았다. 웹툰의 유해국 캐릭터를 설정할 때 '연애의 목적' 속 박해일의 캐릭터를 염두에 뒀다. 옷 매무새나 복장에 신경 안 쓰지만 비율과 슈트핏을 캐치해서 썼다"며 웹툰을 그릴 때부터 유해국은 박해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장 천용덕 역으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입증한 정재영이다. 윤태호 작가는 "삭발과 분장이 대단했다. 만화에서 천용덕은 안 좋은 관상의 결정체다. 튀어나온 광대뼈, 사백안, 들창코, 좁은 하관. 하지만 정재영이 못생긴 배우가 아닌데 독기어린 눈빛으로 천용덕을 완성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윤태호 작가 역시 박수 받기 충분했다. 변영주 감독은 "오늘을 살아가는 그 또래 어른으로 우리 사회의 이면을 낱낱이 밝히고 있다. 공포, 쾌감,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고 표현했고 원동연 제작자는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작가라서 좋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신과 함께' 차례. 1편과 2편 모두 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작품인데 변영주 감독은 "진부한 효에 관한 얘기다. 장애가 있는 어머니, 가난한 우리집, 도망갔지만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아들. 다 뻔한데 모두 울고 나왔다"고 말했다. 윤종신은 "초대박을 이루는 건 감정을 건드리는 흔한 소재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주호민 작가는 "처음에 무속 신앙에 관심 있어서 공부했다. 제주도 신화에 재밌는 얘기가 많더라. 차사본풀이 설화가 있다. 셋이 함께 다니고 인간적인 저승 삼차사. 실제 신화를 각색해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원동연 제작자는 "20대 후반에 기획한 게 대단하다"고 넘치는 애정을 자랑했다. 
주호민 작가는 "배경이 지옥인데 유치하지 않게 만들 수 있을까 걱정했다. 당시 CG팀이 작업 중이던 게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었다. CG 작업 중 가장 어렵다는 물과 고래를 만들고 있는 걸 봐서 '신과 함께' 역시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고 미소 지었다. 
원동연 제작자는 "1편과 2편의 공간과 인물이 같았다. 1편이 잘 되면 2편에선 배우들 몸값이 너무 올라가니까 동시에 제작했다. 따로 찍으면 800만이 손익분기점이었는데 같이 찍으면 600만이다. 투자배급사의 지지 덕분에 경제적인 이유로 두 편을 동시 제작했다. 1편에서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고 2편은 전체가 수익이 됐다"고 자랑했다. 
웹툰 원작과 영화 '신과 함께' 사이 가장 큰 차이점은 김자홍의 직업과 변호사 진기한 캐릭터의 삭제다. 주호민 작가는 "원작의 김자홍은 과로사로 죽은 평범한 회사원이다. 보편적인 공감을 위해 개성 없는 흔한 캐릭터로 그렸다"고 했고 원동연 제작자는 "순직한 소방관이라면 프리패스일 텐데 천륜지옥은 소방관도 통과하기 어렵겠구나 싶어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호민 작가는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변호사 캐릭터가 없더라. 진기한은 제 페르소나 같은 캐릭터다. 변호사의 기지로 저승의 관문을 헤쳐나가는 건데 그의 기지는 제 기지니까. 진기한을 아예 삭제해서 김용화 감독에게 물어보러 윤태호 작가랑 갔다"고 밝혔다. 윤태호 작가는 김용화 감독의 설명을 듣고 오히려 천만 관객을 예상했다고. 
원동연 제작자 역시 "우리도 진기한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컸다. 다만 영화에서의 주인공은 운명적이어야 한다. 저승 삼차사, 김자홍은 절박함이 있는데 진기한은 재판에서 지면 그만이겠더라. 다른 캐릭터에 비해 절박함이 부족했다. 이야기를 진행하는 주체가 바뀌었지만 진기한 대신 하정우가 연기한 강림이 변호까지 했다"고 부연했다. 
주호민 작가가 꼽은 원작과 싱크로율 1위 배우는 차태현이었다. 그는 "차태현은 평범한 얼굴이라고 예전부터 생각했다. 만화에서도 평범해 보이게끔 그렸던 김자홍인데 차태현이 그 느낌을 잘 살렸다. 만화랑 똑같다고 생각한 배우는 덕춘 역의 김향기"라며 흐뭇해했다. 
변영주 감독은 "김향기는 이 영화로 어른이 됐다. 20대 시작하는 배우 중 가장 주목해야 할 배우다. 주지훈은 고급스러운 느낌인데 다채롭게 변신이 가능하다. 과장스럽지 않게 보인다. 판타지 스타 같은 스타"라고 말했고 윤종신은 "크로마키 상태에서 촬영할 텐데 하정우는 상상만으로 실감나게 하더라. 진짜 배우구나. 극 연기만 잘하는 게 아니라 판타지 연기도 잘하는 구나 싶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정재, 김수안, 김하늘, 김해숙, 정해균, 장광 등 대왕으로 특별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원동연 제작자는 "이정재에게 이틀만 나와서 특별출연해 달라고 했는데 시나리오를 재밌어하더라. 염라대왕을 시켰다. 10회 나올 걸 30회 찍었다. 김하늘은 김용화 감독과 작업하고 싶다고 해서 출연했는데 많이 편집됐다. 가장 죄송스러운 배우다. DVD에 삭제신을 담을 거다. 푼수 연기가 너무 웃기고 재밌었다"며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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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구석 1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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