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에 당혹스런 KBO, 이장석 영구실격 변함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1.07 06: 02

히어로즈가 새 스폰서를 구했다. 하지만 이장석(52) 전 대표이사는 예정대로 영구실격 처분을 받을 전망이다. 
히어로즈는 지난 6일 새로운 메인스폰서로 키움증권과 5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넥센타이어와 9년 동행을 끝내고 내년부터 연간 100억원에 인센티브 조건을 더한 키움증권과 손을 맞잡았다. 탄탄한 스폰서의 재정 지원으로 안정된 구단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히어로즈의 갑작스런 스폰서십 계약에 KBO는 꽤나 당혹스러워했다. KBO 관계자는 이날 "절차상 아쉬움이 있다.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미리 충분한 협의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현재 두산과 SK의 한국시리즈가 진행 중이라 시기적인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결국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이사와 관련 있다. 이장석 전 대표는 지난 2월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됐다. KBO는 규약에 의거, 이 전 대표의 야구단 관련 업무를 할 수 없도록 직무정지 조치를 취했다. 
지난 6월 뒷돈 트레이드 파문이 불거진 후에는 당시 책임자였던 이 전 대표에 대해 무기 실격으로 제재 수위를 높였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영구 실격이 확실시된다. 정운찬 KBO 총재는 지난달 23일 국정감사에서 이 전 대표 관련 질문에 "상벌위원회에서 영구 실격을 제안했고, 이를 받아들일 생각이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최종 결정을 뒤로 미뤘다. 당시 정운찬 총재는 "지금 가을 잔치(포스트시즌) 중이고, 넥센이 이 잔치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발표를 하지 않았다. 넥센의 가을야구가 끝난 다음 결과를 발표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넥센의 가을야구는 플레이오프에서 끝났지만, 한국시리즈가 모두 종료된 뒤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다. 
그런 와중에 히어로즈가 키움증권과 좋은 조건으로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히어로즈의 가을야구 선전과 함께 이 전 대표의 여론 반전을 위한 노림수로 선제적 조치란 분석도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KBO가 영구 실격 처분을 앞두고 법리적 검토만 남겨놓았다. 한국시리즈 종료 후 발표 날짜도 잡았는데 이 전 대표 측에서 먼저 전략적으로 움직인 게 아닌가 하는 시선이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번 스폰서 계약은 이 전 대표의 영구 실격 결의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완전 별개 사항이다. 전 대표이사로서 개인 문제"라고 선을 그은 뒤 "총재님이 한국시리즈 뒤로 징계를 미룬 상태에서 스폰서 계약을 발표한 것이 당황스럽다. 히어로즈 구단이 회원사로서 의무를 수행하는지 계속 주시할 것이다. 한국시리즈를 마친 뒤 여러 가지로 (히어로즈 관련 대책을) 생각할 것이다"고 밝혔다. 
KBO가 영구 실격 처분을 내려도 히어로즈 최대주주로 지분을 갖고 있는 이 전 대표를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가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유 재산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지 않은 채 뒤에서 실질적인 구단 운용이 가능하다. 법정 구속 이후에도 '옥중 경영'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정운찬 총재는 "(구단주) 자격이 없는 사람이 히어로즈를 포함해 다른 구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떤 조치를 취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 스폰서를 구한 히어로즈이지만, 구단 투명 경영성 확보를 비롯해 이 전 대표의 짙은 그림자에서 벗어나야 무거운 숙제가 주어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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