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영화배우·전설·큰 별” 엄앵란·영화인들이 말한 故신성일 [Oh!쎈 현장]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8.11.06 13: 02

 한국 대중문화예술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었던 고(故) 신성일이 영화계 큰 별에서 하늘의 별이 됐다.
6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는 故신성일의 영결식과 발인이 진행됐다.
발인에 앞서 오전 10시 엄앵란을 비롯한 유가족과 이덕화, 독고영재, 안성기 등 영화인, 지인 등 각계각층이 참석한 영결식이 진행됐다. 독고영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영결식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을 추모했다.

‘맨발의 청춘’을 시작으로 ‘초우’ ‘안개’ ‘장군의 수염’ ‘내시’ ‘휴일’ ‘별들의 고향’ ‘길소뜸’ 등 고 신성일이 출연했던 대표작들로 구성된 추모영상은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안겼다.
유가족을 대표해서 인사를 전한 엄앵란은 “여러분 정말 감사하다. 이 아침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와주셔서 감사하다. 참 가만히 앉아서 사진을 보니까 참 당신도 늙고 나도 늙었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 떠나면서 나는 울면서 보내고 싶지는 않다. 누가 나보고 왜 안 우느냐고 하는데 울면 그 망자가 걸음을 못 걷는다고 하더라. 마음이 아파서 억지로 지금 안 울고 있다. 이따가 집에 가서 밤에 실컷 울려고 한다. 우리가 참 희노애락도 많았지만 엉망진창으로 살았다. 여러분들도 부인들에게 잘 하셔라 그러면 기쁨이 온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조사를 낭독한 지상학 회장은 “지금 선배님과 고락을 함께했고 선배님을 사랑했던 많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선배님을 그리워하고 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왕으로도 만인의 연인으로도 살아보셨으니 이 세상에 대한 미련은 버리셔도 될 것 같다. 세월 당신이 있었기에 행복했고 같은 시대에 살았다는 것이 행복했다. 이제는 하늘에서 한국 영화의 앞날을 더욱 밝게 이끌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은 “불과 한 달 전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위를 당당하게 걸어오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영화인들에게는 무한한 든든함이었다. 선생님께서는 너무나 많은 추억을 두고 우리 곁을 떠나셨다. 500편이 넘는 수많은 영화 속에 사람들 가슴 속에 가장 아름다운 별이 되셨다. 선배님은 1960년대를 관통하는 한국사회의 표상이었다. 선생님의 모든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냐만은 영화를 위해 살아가셨던 진정성을 잊지 않겠다. 저희들 또한 선생님이 그토록 사랑하셨던 한국영화가 세계의 목표가 돌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부디 하늘에서 평안하시고 행복하시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독고영재 역시 지난 4월 고인과의 식사 자리를 떠올리며 “한국 대중문화예술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셨다 이제 그야말로 전설로 남으셨다. 꼭 다시 환생하셔서 그간 못다한 아직도남아있는 배우의 정열을 다시 한 번 만들어주시기 바란다. 다시 한 번 이 땅에 배우로 환생해 주십시오”라고 애도했다.
영결식이 끝난 후 경북 영천 선영으로 떠나는 故신성일의 발인이 진행됐고 유가족과 선후배 영화인들, 팬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독고영재는 발인 이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영화배우라고 하는데 진짜 영화배우로 사신 분이다. 오랜 시간 동안 영화배우의 긍지로 사셨다. 곧 뵙겠다”고 고인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나타냈다.
고인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고 치료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그는 폐암 투병 중에도 굴하지 않고 각종 공식행사에 참석해 정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불과 한 달 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은 것은 물론 최근까지 영화 ‘소확행(가제)’ 제작을 준비하는 등 열정을 보였으나 지난 4일 타계했다.
한편 고 신성일은 1960년 신상옥 감독의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해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국민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500편이 넘는 영화에서 주연으로 캐스팅됐고 1964년 당대 최고의 여배우 엄앵란과 결혼해 원조 스타 커플로 등극하며 화제를 모았다. /mk3244@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사진 공동 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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