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이범수 "韓 '테이큰' 되지 않기 위해 감독님에게 어필"[Oh!커피 한 잔③]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11.06 11: 50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이범수가 “‘테이큰’처럼 나오면 안 된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고 말했다.
이범수는 6일 오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만약에 ‘테이큰’처럼 간다면)우리 영화가 흉내를 낸 것 밖에 되지 않으니, ‘테이큰’처럼 되지 않기 위해 감독님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항의를 한 것은 아니다(웃음). 그럴 순 없다. 제 생각을 말씀드린 것이다”라고 이 같이 말했다.
2008년 개봉한 배우 리암 니슨 주연의 '테이큰'(감독 피에르 모렐)은 파리로 여행을 떠난 딸이 납치당한 후 아무런 이유도, 단서도 없는 상황에서 전직 특수 요원 출신 아버지가 벌이는 프로페셔널한 추격전을 그린 영화이다.

이어 그는 “극중 영민이 논문을 쓰는 장면이 있다. 편집된 장면이라 아쉬운데 아내와 아이들이 안락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혼자 공부하는 게 있었다. 그 부분이 편집돼 아쉬웠는데, 저는 영민의 모범생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나서는 내용만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영화 ‘출국’(감독 노규엽)은 1986년 분단의 도시 독일 베를린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목표를 좇는 사람들 속에 가족을 찾기 위한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다.
이범수는 서독으로 망명해 베를린에서 유학 중이던 경제학자 영민으로 분했다. 북한에서 자신의 학문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공작원의 말에 잘못된 선택을 하고 모든 것을 되돌리려는 영민의 모습을 이범수가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완성해냈다.
영민의 아내 은숙 역은 박주미, 남한 안기부 요원 무혁은 연우진, 독일 내 납북 공작 책임자 김참사는 박혁권, 북한 통일전선부 35호실 실세 최과장은 이종혁이 각각 맡아 호연했다. 이범수를 비롯한 박주미, 연우진, 박혁권, 이종혁은 완벽한 연기 시너지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범수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진정성 있는 시나리로를 꼽았다. “배우가 연기만으로 감성적인 세심한 변화, 갈등, 번민, 슬픔을 표현하며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작품을 오랜만에 만난 것이기 때문에 연기적 도전을 희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작의 존재는 나중에 알았는데 어찌 됐든 배우로서 남 주기 아까웠던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이범수는 그러면서 “악역도 재미있다. 합법적으로 저지를 수 있는 악행이기 때문에 아주 재미있다. 제가 데뷔 초부터 코믹적인 요소든(악역이든)하나의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을 많이 경계했다”며 “무엇을 담든지 순수하게, 담는 것에 따라 모양과 색이 달라지는 다양한 이미지를 원한다. 19살 때부터 무형무색의 배우여야 한다는 이론을 배웠는데 그 말이 지금도 머리를 떠나지 않아서 그렇게 행하고 있다”는 배우로서의 철학을 전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디씨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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