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되살아난 '잔류왕' 인천의 생존본능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11.03 17: 51

'잔류왕' 인천 유나이티드가 생존본능을 되찾았다.
인천은 3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35라운드 경기서 무고사의 1골 1도움 활약에 힘입어 상주 상무를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인천은 승점 33을 기록하며 1경기를 덜 치른 11위 전남(승점 32)을 따돌리고 꼴찌에서 벗어났다. 반면 상주는 승점 36, 9위에 머무르며 잔류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인천이 잠시 잃어버렸던 생존본능을 되찾았다. 그간 인천은 매 시즌 초중반을 힘겹게 보내며 속앓이를 했다. 막판 가속페달을 밟아 극적으로 1부리그에 생존하곤 했다. 이 때문에 축구 팬들은 인천에 '잔류왕', '생존왕'이라는 별칭을 붙여줬다.
인천의 올 시즌은 조금은 다른 분위기로 흘러갔다. 지난 5월 성적 부진으로 이기형 감독이 사퇴하고 욘 안데르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내용과 결과 모두 신통치 않았다.
인천은 최하위권으로 떨어진 뒤 좀처럼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승리로 반등하는가 싶으면 어김없이 무승과 연패 수렁에 빠지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상주전은 인천의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할 중대 일전이었다. 이날 경기서 패할 경우 3경기를 남기고 자력 잔류가 사실상 힘들어질 수 있었다. 
안데르센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이 대구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인천의 생존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뚜껑을 열자 인천은 180도 달라져 있었다. 무뎠던 창끝이 날카로워졌고, 허술했던 방패도 단단해졌다. 무엇보다 유기적인 움직임과 연계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옥에 티는 막판 흐트러진 수비 집중력이었다.
한발 더 뛰며 팀으로 움직이니 기회도 쉽게 찾아왔다. 인천의 선제골은 전반 27분 나왔다. 아길라르의 크로스를 무고사가 머리로 정확히 떨궈주자 남준재가 지체없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 골문 반대편을 갈랐다. 후반 5분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아길라르의 크로스를 고슬기가 문전 쇄도해 머리로 떨구자 무고사가 간결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40분 윤빛가람에게 만회골을 내줬지만 추가 실점하지 않으며 귀중한 승점 3을 획득했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11위 전남이 35라운드를 남겨두었지만 꼴찌서 벗어나며 잔류 기대감을 높였다. 아울러 떨어졌던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2연패서 탈출, 남은 3경기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인천의 잔류 드라마는 이제 막 시작됐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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