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정PD에게 '신서유기' 7人은?.."은지원=게임의 기준, 송민호=복덩이" [Oh!커피 한 잔③]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11.03 12: 31

(인터뷰②에 이어)
2015년 9월, 웹 예능으로 시작한 tvN '신서유기'가 어느새 시즌6를 맞이했다.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을 중심으로 이승기에서 안재현으로 막내가 바뀌었고 시즌3와 시즌4에선 규현과 송민호가 새로운 피로 맹활약했다. 시즌5와 시즌6에선 규현 대신 피오가 빈자리를 메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나영석 PD와 함께 '신서유기' 시리즈를 이끌며 믿고 보는 예능 PD로 자리매김한 신효정 PD는 프로그램 인기의 원동력을 모두 멤버들에게 돌렸다. 언제 어떤 멤버로 어떤 시간대에 편성 돼도 고정적인 3%의 시청자들의 사랑에 감사하며 이 멤버들과 오래도록 웃겨드리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 그였다. 

◆"강호동=가장 많이 당하는 형"
이번 '신서유기5'와 '신서유기6'에서 강호동은 또 하나의 레전드 캐릭터를 얻었다. 역대급 '귀요미'로 변신한 강호나시와 육봉 선생의 귀환, 엉그리맨과 인간 수박으로 보는 이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특히 4글자 게임에선 '브라' 다음에 '자유'를 말해 기상천외한 오답을 완성하기도. 무엇보다 뉴페이스 피오와 환상적인 호흡으로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강호동의 장점은 새로운 친구들을 돋보이게 해준다는 점이다. 안 보이게 챙겨주고 먼저 마음을 열어준다. 자체로는 센 캐릭터이지만 가장 많이 당하지 않나. 동생들이 다가오게끔 마음을 열어주는 맏형이다. 그래서 이번에 피오도 강호동을 너무 좋아한다. 무서워하지 않고 편하게 대하니 재밌는 그림이 많이 나온다. 웃긴 것보다 귀여워 보이는 걸 좋아하는 멤버라 강호나시와 수박이 잘 어울렸다. '브라자유' 오답의 경우에는 수박 분장을 하고 있어서 그렇지 귀까지 빨개졌다."
◆"이수근=믿고 맡기는 예능신"
이수근은 기복 없이 매 시즌 하드캐리하고 있다. 툭툭 던지는 입담과 애드리브는 예능신 그 자체가 강림한 듯하다. 제기차기도 잘하고 음악 퀴즈도 잘 맞히고 무엇보다 순식간에 옷 갈아입기는 그의 전매특허. 이번 시즌에서도 몸으로 하는 것들, 입으로 하는 것들 모두 웃기며 명불허전 자신의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옷 갈아입기 미션 실패는 바지가 정도껏 찢어졌어야 했는데 제작진으로선 기적을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연습하면서 더 찢어져서 입기 힘들었을 텐데. 실패해서 아쉽게 됐지만 수영 짤방이 탄생했다. 그 순간 다른 연기자들은 제작진을 보고 있었는데 이수근이 미친듯이 웃겼다. 그는 어떤 순간이든 어떤 물건을 두고서도 웃긴다. 어쩜 사람이 저러지 싶다. 촬영 때 이동 시간이 길어지면 대놓고 이수근에게 떠들어달라고 부탁한다.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딱이다. 누구랑 함께 있어도 최고봉이다. 옆 사람도 웃기게끔 한다. 순간적으로 즉흥적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드립을 다 친다."
◆"은지원=촉 좋고 머리 좋은 은파고"
은지원은 시즌5 때 기상미션 결과를 그대로 예측해 '은파고'가 됐고 시즌6로 넘어가 과일 캐릭터를 선정하는 게임에서 무적 거봉의 시초가 됐다. 그가 쏘아올린 거봉 대란 덕분에 시즌6의 부제는 '거봉거봉거봉거봉'이다. 은지원의 예능 천재설이 다시 한번 대두된 순간이다. 신효정 PD 역시 천재적인 은지원의 촉과 예능감을 쉬지 않고 치켜세웠다. 
"은지원이 기상미션 결과를 다 맞춘 촉은 제작진 역시 소름이었다. 새로운 게임을 짤 땐 늘 은지원을 중심에 둔다. 본적으로 촉이 좋고 머리를 굴려서 유추하는 감이 좋다. 그가 즐거워하면 잘 되겠구나 싶다. 예측불허 상황의 중심엔 은지원이 있다. 은지원이 있으니까 '신서유기'스러운 게임과 편집이 많이 나온다. 게임과 맛집 선정에 있어서 은지원이 기준이다. 리액션이 극명한 멤버니까. 젝스키스로서 무대 위에선 제작진도 반할 정도다. 하지만 예능에선 본인이 망가지고 분장하는 걸 빼지 않는다. 고마울 따름이다."
◆"안재현=이젠 예능이 편해진 예능인"
시즌2 때부터 합류한 안재현은 매 시즌 진화된 예능감을 자랑하고 있다. 초반 예능판을 어색해했던 것도 잠시 이번 '신서유기5'에선 예측불허의 입담과 예능감으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접수했다. 유노윤호를 보며 '영웅'이라 외친 순간, 이후 눈 앞에 있는 밥상을 자신의 제삿상이라고 한 애드리브, 규현을 조정뱅이라고 외친 오답 등은 레전드 감이다. 
"사실 안재현은 모든 장면에서 웃긴다. 예능이 더 편해진 것 같다. 배우인 까닭에 처음 예능 판에 오고 게임 판에 온 거라 적응하는 시간이 있었다. 새 멤버들이 왔을 땐 그 친구들을 챙겨주고 배려한 게 많아서 자신은 물러서 있었다. 이젠 본격적으로 나서는 걸 보면 자신감이 더 붙은 것 같다. 웃기고 싶은 욕심도 생긴 듯하다. 멋있어 보이지 않는 건 괜찮은데 웃기지 않으면 서운해한다. 분장도 알아서 세게하고 웃긴지 묻는다. 시즌6 때에도 복숭아가 더 웃길 것 같아 고른 거다. 볼터치도 갈수록 진해지고 머리 꼭지도 스스로 웃기려고 묶는다. 예능 PD라서 그렇게 해주는 그의 모습이 멋있다."
◆"송민호=한마디로 '신서유기'의 복덩이"
송민호의 투입은 '신서유기'로선 신의 한 수였다. 앞선 시즌에서 송가락 사태로 람보르기니를 얻은 멤버들은 물질적인 소원 대신 각자 바라는 걸 얘기했고 송민호는 위너 멤버들과 '꽃보다 청춘'을 찍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제작진은 '신서유기 외전'으로 '꽃보다 청춘'과 '강식당'을 준비, 또 하나의 레전드를 시청자들에게 선물했다. 
"캐리터 선정은 오롯이 멤버들의 선택이다. 그래서 강호동을 위해 모든 캐릭터 의상 사이즈를 준비한다. 하지만 분장 부담은 없다. 송민호가 있으니까 너무 편하다. 손으로 하는 건 정말 다 잘한다. 말이 안 되는 수준이다. 가위바위보도 연속으로 5번 이기지 않았나. 송민호에겐 예능신이 있다. 송민호 덕에 '강식당' 같은 외전도 했으니 제작진을 두렵게 만들면서 한편으론 기쁘게 하는 복덩이다."
◆"피오=대체할 수 없는 새 멤버"
이번 시즌의 가장 큰 변화는 단연 새 멤버다. 규현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자리를 비우게 됐고 이를 블락비 피오가 메우게 됐다. 멤버들과 모두 접점이 있는 피오는 제작진이 가장 먼저 떠올린 세 멤버였다. 그를 망설임 없이 규현 후임으로 섭외한 이유는 많다. 
"피오 자체가 친화력이 너무 좋다. 규현의 공백 때 들어온 터라 본인이 껄끄러울 수 있는데 먼저 규현을 챙기며 기존 멤버들과도 잘 섞여 지내더라. 온 몸에 배인 애교가 너무 많다. 이제 본격적으로 송민호와 피오의 '케미'가 나온다. 10년지기는 어떻게 싸우는지 아주 적나라하게 볼 수 있을 듯하다. 피오가 워낙 '신서유기'의 열혈 팬이다. 새 멤버로 피오 외의 어떠한 대안이 없었다. 피오 아니었으면 이 자리를 누가 대신했을까 싶다."
◆"규현=돌아왔을 때 우리가 차이지 않아야"
규현은 거의 '신서유기5'와 '신서유기6'에 매회 출연하고 있다. 멤버들이 그의 이름을 언급하는 건 물론 제작진이 그의 노래를 BGM으로 깔기 때문. 특히 '절친'인 안재현은 피오와 함께 규현의 선물을 사며 넘치는 애정을 자랑했지만 인물퀴즈에서 그의 이름을 '조정뱅이'라고 외치는 남다른 우정을 뽐냈다. 제작진으로서는 매회 자료로 출연하는 규현에게 출연료를 줘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정도다. 
"규현의 빈자리가 시청자들로서는 당연히 허전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나간 자리는 표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나간 사람에 대해 어떡하지 걱정하기보다 새로운 사람에 집중하자고 했다. 그래서 피오에 집중하려고 했다. 규현이 방송을 본다면 이 분위기를 즐겨줄 것 같다. 시청자들의 허전함이 크다는 건 기쁜 얘기다. 규현이 그 만큼 잘했다는 거니까. 제작진으로서는 이 편집 실력과 감을 유지하면서 그가 돌아왔을 때 차이지 않도록 하는 것 뿐이다. 다만 이렇게 자주 언급되는데 출연료를 줘야 하는 건가 싶긴 하다." 
(인터뷰④에서 계속)
/comet568@osen.co.kr
[사진]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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