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찬익의 대구 사자후] 최충연의 성장 뒤에 강민호와 우규민 있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8.11.03 06: 15

유망주가 성공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팀과 궁합이 잘 맞아야 한다. 제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팀과 코드가 어긋난다면 성공 가능성은 낮을 수 밖에. 
잘 알려진대로 류현진(LA 다저스)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2006년 한화에서 데뷔한 류현진은 그해 다승(18승), 평균자책점(2.23), 탈삼진(204개) 등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사상 첫 신인왕과 정규시즌 MVP를 동시 석권했다.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 리그를 대표하는 선배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여러 가지를 배운 덕분이다. 때로는 코치의 가르침보다 롤모델과 같은 선배들의 조언이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최충연(삼성)은 올 시즌 눈에 띄게 성장했다. 70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6패 8세이브 16홀드(평균 자책점 3.60)를 거두며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또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을 획득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최충연의 성장 뒤에 강민호(포수)와 우규민(투수)이 있었다. 

최충연은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이었던 3월 17일 대구 KIA전서 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5볼넷 8실점으로 무너졌다. 삼성은 KIA에 4-11로 덜미를 잡혔고 패전 투수가 된 최충연은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이 소식을 들은 강민호는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를 찾아가 최충연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다. 오치아이 코치는 강민호의 간곡한 요청에 최충연의 2군행을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를 하루 앞둔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최충연은 "뒤늦게 알게 됐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를 위해 도와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데 정신차리지 않으면 큰 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잘 해야 한다는 목표 하에 열심히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강)민호형과 (우)규민이형이 정말 큰 도움을 주셨다. 민호형은 투수 리드를 할때 나의 성향을 최대한 배려해주시고 상황 상황마다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며 "규민이형은 경기 전 준비 요령을 비롯한 사소한 부분 하나 하나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신다. 그리고 선수로서 가져야 할 자세와 훈련 태도 심지어는 팬서비스 및 인터뷰 요령까지 조언해주신다"고 말했다. 
최충연은 이어 "형들을 만난 건 내겐 엄청난 행운이다. 형들의 꾸준한 조언이 점차 내 것이 되어간다는 게 느껴진다. 틈날때마다 메모하면서 절대 잊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오치아이 코치는 마무리 캠프를 앞두고 선전포고를 했다. 입에 단내가 날 만큼 강도높은 훈련을 통해 영건들의 체력 향상을 꾀할 계획. 최충연도 예외는 아니다.
"코치님께서 공은 거의 내려놓고 체력 훈련으로 죽이는 방향으로 캠프를 진행한다고 하셨다. 진짜 죽인다고 하셨다". 최충연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오는 26일 대구지역 모 사단에서 4주간 기초 군사 훈련을 받을 예정인 그는 "입소 전까지 코치님께서 내주신 숙제를 하는데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코치님께서 장난삼아 말씀하신건지 모르겠지만 내게 마무리 캠프 투수조장을 맡기신다고 하셨다. 한 마디로 행동 똑바로 하지 않으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의미같다. 후배들도 늘어났으니 솔선수범하면서 코치님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삼성 담당기자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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