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9년 동행 끝' 히어로즈, 새 메인 스폰서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1.03 11: 00

히어로즈의 드라마 같은 가을야구가 끝났다. '넥센'이란 이름으로 치른 마지막 포스트시즌을 하얗게 불태웠다. 
넥센은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기적 같은 승부를 펼쳤다. 9회초 2사 후 대거 5득점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0회말 김강민-한동민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고 10-11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지만 온갖 시련을 극복한 2018시즌은 기적이었다. 
시즌 전부터 이장석 구단주가 사기죄로 법정 구속된 가운데 시즌 개막 후에도 과거 뒷돈 트레이드 파문, 일부 선수들의 성추행 의혹 등 각종 악재가 터졌다. 박병호·서건창·김하성·이정후 등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까지 이어져 바람 잘 날 없었지만 이 모든 악재를 딛고서 2년 만에 포스트시즌 복귀라는 쾌거를 이뤘다.  

투수 안우진·이승호, 내야수 김혜성·송성문, 외야수 임병욱·김규민 등 새얼굴들이 끊임없이 배출되며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거뜬히 메웠다. 대체 외인 제리 샌즈까지 성공, 프런트의 역량을 확인했다. 온갖 외풍 속에 선수단을 이끈 2년차 장정석 감독도 세심한 투수 관리, 단기전 결단력으로 재평가 받았다. 
후반기 대반전을 이루며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넥센의 돌풍은 가을야구에도 이어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KIA를 1경기 만에 제압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한화를 3승1패로 '업셋' 했다. 비록 SK에 2승3패로 무릎 꿇었지만 2연패 후 2연승을 거뒀고, 마지막 5차전도 9회초 패배 직전에서 살아나 SK를 벼랑 끝까지 몰아갔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과 선수들이 "존경할 만큼 잘했다"고 경의를 표했다. 장정석 감독도 "이번 포스트시즌 10경기가 내년과 내후년 앞으로 선수들에 큰 도움 될 것이다. 정말 값진 시간이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이제 '넥센'이란 이름과도 작별할 시간이 왔다. 2008년 우리담배와 첫 네이밍스폰서 계약을 맺었으나 한 시즌도 가지 못해 계약 해지된 히어로즈는 주축 선수를 팔아 어렵게 연명하던 중 넥센타이어를 만났다. 2010년 메인 스폰서로 첫 인연을 맺은 뒤 올해까지 9년을 함께했다. 2010년 2년 계약을 체결한 뒤 2년 단위로 두 차례, 최근 3년 계약까지 3차례나 연장 계약할 정도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재정적 안정으로 도약의 기틀을 다진 히어로즈는 넥센 이름을 달고 2013년 첫 포스트시즌에 올랐고, 2014년에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승승장구했다. 2016년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며 신흥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넥센타이어도 히어로즈와 함께 마케팅 효과를 보며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히어로즈는 2014년말 거액을 내세운 J트러스트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추진하다 일본계 금융업 이미지가 강한 탓에 여론 반발로 무산된 뒤 넥센타이어와 또 다시 손을 맞잡았다. 
이처럼 끈끈했던 히어로즈와 넥센타이어였지만 올해부터 양 측 신뢰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장석 구단주의 비위가 드러나자 넥센타이어 측에서 투명한 경영, 쇄신을 촉구했지만 사건사고가 멈추지 않았다. 이에 넥센타이어는 3~4월 두 달간 스폰서비 지급 중단이란 강수를 꺼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지난 8월까지 우선협상기간에도 계약 논의 진전이 없었고, 히어로즈가 새로운 스폰서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히어로즈는 12월까지 넥센 이름을 유지하지만 내년 시즌 새로운 메인 스폰서와 함께 돌아올 전망이다. 플레이오프 기간 키움증권과 계약 추진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저비용 고효율 팀으로 성적과 미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점에서 히어로즈는 매력적이다. 메인 스폰서의 전폭 지원을 받는다면 우승 도전도 가능하다. 새 출발선에 선 히어로즈의 미래가 궁금하다. /waw@osen.co.kr
[사진] 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이동해 기자 esa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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