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맑음' 하승리 "데뷔 19년만에 첫 악역, 너무 어려웠다" [Oh!커피 한 잔①]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8.11.01 13: 57

연기자 하승리가 '내일도 맑음' 오디션 과정부터 드라마를 끝낸 종영 소감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하승리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오디션을 처음 본 게 지난 4월이었고, 다음날 바로 합격 통보를 받았다. 사실 합격 소식을 듣고 기분이 얼떨떨했다. 솔직히 오디션을 보고 매니저 오빠에게 '이건 안 될 것 같다. 오디션 중에 제일 못했다'고 하면서 포기했다. 단념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합격했다고 하더라. 기쁘면서도 당황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하승리는 KBS1 일일극 '내일도 맑음'에서 2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담당 PD는 2주 동안 수많은 배우와 미팅을 진행했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었고 마지막에 하승리를 만난 뒤 주인공으로 결정했다. 

"왜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하승리는 "우선 연기를 정말 못했다.(웃음) 내 앞에 9명이 앉아 계셨고, 페이스를 놓치면서 망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감독님께 여쭤보니까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고 하더라. 악역의 강렬함이 느껴졌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하승리는 2일 종영한 KBS1 일일드라마 '내일도 맑음'에서 홈쇼핑 패션 MD 황지은을 맡아 열연했다. 학벌, 미모, 성격,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캐릭터로 항상 노력하지만, 이모 윤진희(심혜진 분)의 딸 실종에 얽힌 비밀 때문에 괴로워하는 인물이다. 동시에 강하늬(설인아 분)를 질투하고 끊임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악역이다. 
종영을 앞두고 윤진희의 20년 전 잃어버린 딸이 강하늬라는 사실이 공개됐고, 죄책감에 시달린 황지은은 남편 박도경(이창욱 분), 엄마 윤선희(지수원 분)에게 편지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 1999년 SBS 드라마 '청춘의 덫'에서 심은하의 딸로 데뷔한 하승리는 아역 배우부터 성인 연기자까지 주로 선한 인물을 맡았다. '내일도 맑음' 황지은 캐릭터는 생애 첫 악역이었다. 
하승리는 "평소 성격이 차분한 스타일이고, 표현을 안 하는 성격이라서 연기에도 묻어나는 것 같다. 폭발적인 감정신이나 소리 지르는 장면이 쉽지 않더라. 연기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점을 느꼈고, 이번 드라마를 통해 채워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히 첫 악역은 너무 어려웠다. 처음 연기하는 감정이 많아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지수원 등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조금씩 보완해나갔고, 배운 점도 많다. 막히거나, 궁금할 땐 혼자 답을 찾으려고 하는 편이다. 아역 시절부터 그렇게 습관이 잡혀서 선배님을 찾아가 고민을 토로하는 편은 아니다.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내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내성적인 성격임에도 설인아, 진주형, 이창욱 등 함께 호흡을 맞춘 또래 배우들과는 많이 친해졌다고. 
하승리는 "(설)인아와는 '학교 2017'에 함께 출연했는데, 그땐 마주치는 장면이 없어서 잘 몰랐다. 이번에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친해졌다. (진)주형 오빠와도 가까워졌고,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했다. 드라마에서 인아랑 라이벌 구도였는데, 카메라가 꺼지면 잘 지냈다. 인아가 굉장히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더라. 친하게 지내다가, 촬영만 들어가면 질투하고 미워하는 연기를 해야 해서 미안한 적도 있다"며 웃었다.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 "준비 시간까지 더하면 약 7개월을 매진한 것 같다. 한 가지 사건, 한 가지 감정을 길게 유지해야 되니까 그게 가장 힘들었다. 우울한 감정을 한 달 이상 지속해야 할 땐 실제 생활에서도 이어져 인간 하승리도 우울해지더라. 그 덕분에 중, 후반에 접어들면서 캐릭터는 더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hsjssu@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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