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서울 미래만 확인한 '소방수' 최용수의 안타까운 복귀전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10.20 15: 50

'소방수' 최용수 감독이 2년 4개월 만에 서울 사령탑 복귀전을 치렀지만 반전은 없었다. 서울의 연속 무승 기간은 10경기(3무 7패)로 늘어났다.
서울은 20일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원정 경기서 제주에 0-1로 패했다.
서울은 이날 승점 3을 얻지 못하면서 강등을 걱정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서울은 승점 35로 9위에 머무른 채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10위 상주(승점 33), 11위 전남(승점 32), 12위 인천(승점 30)이 이날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격차가 크지 않다. 이제 서울의 운명은 하위 스플릿 5경기에 달렸다.

최용수 감독의 서울 감독 복귀전에 시선이 쏠렸던 한 판이다. 최 감독은 지난 11일 사상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으로 밀려나며 강등 위기에 직면한 서울의 지휘봉을 잡았다. 계약기간은 2021년까지였다.
영웅의 귀환이었다. 서울 레전드인 최 감독은 2011년 감독대행으로 서울 사령탑을 맡았다. 2012년 서울 제 10대 감독으로 부임한 첫 해에 K리그 우승을 일궜다.
 재임 기간 동안 매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고, 2013년 준우승이라는 눈부신 성과도 거뒀다. 2015년엔 FA컵 정상에 올랐다.
서울은 올 시즌 내내 부진했다. 황선홍 감독과 이을용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8승 11무 13패로 9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칼을 빼들었다. 이을용 감독대행이 물러나고 과거 영광을 이끌었던 최용수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서울과 팬들은 반전을 기대했다. 
희망은 이내 잿빛으로 변했다. 서울 선수들은 이날 전반 내내 무기력했다. 투쟁심도 열정도 찾아볼 수 없었다. 패턴 플레이는 실종됐다. 패스미스도 수 차례 나왔다. 간헐적인 공격 작업은 투박하기 일쑤였다. 전반 2개의 슈팅마저 모두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 들어 나아지긴 했지만 최용수 감독이 만족할 수 있는 경기력은 아니었다.
최용수 감독은 서울이 고수하던 포백을 스리백으로 바꿔놓았다. 김남춘을 축으로 김원균과 김동우가 스리백을 형성했다. 좌우 윙백으로 윤석영과 신광훈이 출격했고 중원은 하대성, 신진호, 김원식이 구축했다. 투톱으론 안델손과 에반드로가 나섰다. 제주는 찌아구와 마그노를 앞세워 4-2-3-1로 맞섰다.
서울은 전반 6분 만에 위기를 맞았다. 김원식의 치명적인 패스미스로 제주에 찬스가 찾아왔지만 연이은 슈팅이 골키퍼 선방과 영점 미조준으로 무산됐다. 서울은 전반 8분 신광훈의 가로채기에 이은 안델손의 왼발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서울은 전반 37분 김호남에게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포를 내줬지만 양한빈이 손끝으로 쳐냈다.
서울은 후반 들어 제주에 완전히 주도권을 내주며 궁지에 몰렸다. 후반 5분 찌아구에게 결정적인 헤더를 허용했지만 양한빈의 선방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반 13분 좋은 장면이 나왔다. 하대성이 아크 서클 근처에서 왼발 슈팅을 때린 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17분 안델손의 중거리포도 무위에 그쳤다.
서울은 후반 30분 에반드로를 빼고 장신 공격수 박희성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서울은 후반 36분 코너킥 찬스서 신진호의 크로스를 김동우가 머리에 맞혔지만 크로스바를 넘겼다.
서울의 희망은 거기까지였다. 1분 뒤 주장 완장을 찬 김남춘이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최후방에서 볼을 빼앗겨 찌아구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했다. 고대했던 최용수 감독의 복귀전이 무기력한 경기 끝에 패배로 끝나는 순간이었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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