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궐' 좀비 아닌 야귀..현빈X장동건X김의성이 묻는 왕의 의미[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10.21 07: 17

 (*스포일러가 포함돼있습니다)
“이게 나라냐?” “내가 이러려고 왕이 됐나…”
영화 ‘창궐’(감독 김성훈, 제공배급 NEW, 제작 리양필름 영화사 이창, 공동제작 VAST E&M) 속 왕 이조(김의성 분)와 그의 둘째 아들 이청(현빈 분)의 대사이다. 제작진은 조선시대나 현재나 별반 다를 게 없는 권력자들의 무능과 정치적 욕망을, 밤에만 활동한다는 야귀(夜鬼)로 은유했다. 야귀가 단순히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2016) 속 좀비와 비교될 수 없는 이유이다.

도청관은 외국에서 온 상선과의 밀거래를 통해 화승총을 수입하는데 이 배에 숨어 있던 야귀 한마리가 제물포 땅을 밟은 뒤 사람들을 물어 야귀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하루아침에 걷잡을 수 없이 야귀 바이러스가 만연하고, 이조는 조선의 왕권을 흔들기 위한 역모 세력의 술책이라고 생각한다.
이조의 첫째 아들 영(김태우 분)은 아랫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역모 세력의 배후라며 자결하고, 이조는 자신의 무능으로 인해 아들을 잃었다는 마음에 괴로워한다. 영의 밀서를 품은 박 종사관(조우진 분)이 병자호란 때 청의 볼모로 잡혀간 이청(현빈 분)을 만나 청은 다시 수하 학수(정만식 분)와 함께 조선으로 돌아온다.
영의 자결은 왕권을 탐하는 김자준(장동건 분)의 거대한 계획이었다. 지독한 역병이 휩쓸고 간 듯 초토화된 조선의 상황에 당황한 청은 자준의 세력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이청과 학수가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을 때 박 종사관, 덕희(이선빈 분), 대길(조달환 분)이 나타나 구해준다. 그들을 통해 야귀라는 존재를 알게 된 이청은 본격적으로 백성과 망하기 직전의 조선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대주의에 빠지고, 정세에는 관심이 없던 이청이 위기를 헤쳐 나가며 깨달음을 얻은 뒤 “왕이 있어야 백성이 있는 게 아니라 백성이 있어야 왕도 있는 것이다. 늦게 와서 미안하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통해 좋은 왕과 살기 좋은 나라를 희망하는 영화의 진정한 메시지가 드러난다.
야귀 액션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창궐’은 독특한 좀비 크리처를 통해 ‘조선’과 ‘현재’의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재조명했다. 무기력한 왕, 힘없는 백성들, 이들의 두려움을 이용한 권력자들. 야귀는 사람도 아닌, 귀신도 아닌 좀비이지만 알고 보면 정치인의 잘못된 욕망이 빚어낸 변질된 얼굴이다.
이청 역을 맡은 현빈, 김자준 역을 맡은 장동건의 검술이 ‘창궐’의 대미를 장식한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기와지붕 액션 시퀀스가 가장 기억에 남을 액션 시퀀스이다.
‘공조’(2017)의 김성훈 감독은 색다른 액션을 위해 맨몸 액션부터 와이어 액션, 승마 액션, 캐릭터 별 무기 액션, 검술 등 다채로운 액션 요소를 구현하며 풍성한 볼거리를 완성했다. 기존의 액션 영화, 좀비물과 차별화된 ‘창궐’만의 사실감 넘치는 액션을 기대해도 좋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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