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NC 새 감독, 사사키에게 홈런 친 무명 선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18 09: 04

야구 감독에게 있어 선수 시절 명성은 중요한 선임 기준 중 하나다. 대부분 감독들이 현역 시절 1군 붙박이로 뛰었다. 이름만 말해도 모두가 다 아는 스타들은 물론 올드 팬들이라면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선수 출신이 감독 자리에 올랐다. 
그런 점에서 지난 17일 NC의 새 사령탑으로 깜짝 선임된 이동욱(44) 신임 감독은 무명 중의 무명이다. 웬만큼 야구에 관심이 있지 않은 이상 그의 선수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현역 선수 시절 존재감이 크지 않았고, NC 감독 발탁도 깜짝 인사로 평가받는다. 
동래고-동아대 출신 우투우타 내야수로 주 포지션이 2루수였던 이동욱 감독은 지난 1997년 고향팀 롯데에 2차 2라운드로 입단했다. 하지만 대부분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당시 롯데의 주전 2루수로는 레전드 박정태가 있었다. 무릎 부상도 있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20003년이 마지막 해였다. 

1군에서 6시즌 통산 143경기. 역대 KBO리그 선수 출신 감독 중에서 두 번째로 적은 경기 출장이다. 삼성-롯데를 지휘했던 우용득 전 감독이 1983년 삼성에서 11경기를 뛴 것이 최소이지만 당시 그는 코치 직함을 달고 있던 플레잉코치로 특수 케이스였다. 사실상 이동욱 감독이 선수로는 1군 최소 경기 감독이다. 
무명 선수 출신 감독으로 양승호 전 롯데 감독, 송일수 전 두산 감독, 염경엽 전 넥센 감독, 장정석 현 넥센 감독 등이 꼽힌다. 하지만 양승호 감독은 4시즌 195경기, 송일수 감독은 3시즌 159경기, 염경엽 감독은 10시즌 896경기, 장정석 감독은 8시즌 580경기로 이동욱 감독보다 훨씬 많은 경기를 뛰었다. 
통산 성적도 타율 2할2푼1리 60안타 5홈런 26타점으로 눈에 띄지 않는다. 2002년 개인 최다 79경기에 나서 타율 2할6푼8리 45안타 3홈런 20타점을 기록한 게 개인 최고 시즌. 하지만 그해 롯데가 승률 2할대(.265·35승97패1무) 처참한 성적으로 암흑기를 보낸 터라 이동욱 감독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오히려 이듬해인 2003년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당시 미국 시애틀 매리너스와 연습경기 때 일본인 특급 마무리 사사키 가즈히로에게 홈런을 터뜨린 것이 이동욱 감독의 현역 시절 최고 화젯거리였다. 그러나 홈런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2003년을 마지막으로 선수는 끝냈다. 
비록 짧은 선수 생활이었지만 2004년 만 30세 어린 나이부터 코치로 변신했다. 롯데 2군 수비코치를 시작으로 2007~2011년 LG를 거쳐 2012년 NC 창단멤버로 합류했다. 젊은 나이에 일찍 코치 생활을 시작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현역 KBO리그 최연소 사령탑이지만, 지도자 경력은 길다. 늘 신선한 충격을 줬던 NC가 이동욱 신임 감독과 함께 제2의 도약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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