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투 머치 토커’ 리치 힐 교수가 말하는 투수학개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10.16 06: 12

한국에 ‘투 머치 토커’ 박찬호(45)가 있다면 다저스에는 리치 힐(38)이 있다.
LA 다저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와 ‘2018시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을 치른다. 밀워키 원정에서 1승 1패를 하고 돌아온 다저스는 홈 3연전에서 월드시리즈 진출을 노린다. 3차전 선발은 다저스 워커 뷸러, 밀워키 줄리스 샤신이다.
3차전을 앞두고 4차전 선발투수로 예고된 리치 힐이 기자회견에 나섰다. 흔히 한 가지를 물어보면 열 가지를 대답하며 말이 많은 사람을 ‘투 머치 토커’라고 한다. 일단 말문이 트이면 듣는 사람 귀에 피가 나도록 입을 쉬지 않는 박찬호가 그렇다. 다저스의 큰 형님 리치 힐이 그런 선수였다.

밀워키와 대결하는 소감을 묻자 힐은 “상대팀이 올해 이룬 것을 존경한다. 올 시즌 내내 꾸준했다. 나와 같이 뛰었던 선수들도 많다. 클럽하우스 분위기도 좋다”면서 일일이 자기가 친한 선수명을 나열했다. 아직 본격적인 상대전력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듣는 사람들이 점점 지쳐갈 때쯤 힐은 그제야 “전력분석은 스카우팅 리포트를 봐야 한다. 밀워키에서 우리가 고전했지만 3~5차전에서 되갚겠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다저스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힐에게 포스트시즌 선발준비를 어떻게 하는지 물었다. 힐은 “빅리그 첫 경기처럼 준비를 하면 된다. 준비를 하다보면 5~10년 뒤에는 더 쉬워질 것이다. 어떤 것이 효율적인 방법인지 찾아내게 된다. 과거의 플레이를 생각하지 않고 한 구 한 구에 집중하면 된다.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 한 번 큰 경기를 해보면 2~3번을 쉬워진다. 올해는 스케줄이 가장 힘들었다. 비상시 구원등판까지 생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선발투수는 9월에 5일 마다 한 번씩 등판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묻지도 않은 말까지 줄줄이 쏟아냈다.
힐은 기자들도 듣고 다 받아 적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 많은 말을 쏟아냈다. 꾸벅꾸벅 조는 기자들도 있었다. 질문은 몇 개 없었지만 힐이 대답을 3~4분씩 하면서 기자회견이 매우 길어졌다. 마치 힐 교수의 강의시간 같았다. 기자도 대부분의 답변을 받아 적다가 포기했다.
옐리치를 어떻게 상대할지 물었다. 힐은 “옐리치가 놀라운 한 해를 보냈다. 아주 경쟁적인 선수라 존경한다. 하지만 나는 여러 가지 무기가 많다. 긍정적인 결과를 낼 것”이라며 자기자랑으로 기자회견을 마감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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