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시즌 결산] 기록 행진-잦은 풍파, 2018 KBO리그의 명과 암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0.15 10: 30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대기록들이 쏟아졌다. 박수받을 일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풍파가 끊이지 않았다. 야구계 안팎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올시즌의 KBO리그는 명과 암을 모두 확인할 수 있던 시즌이었다.
지난 14일 부로 KBO리그 정규리그는 모두 종료됐다. 약 7개월 동안 진행된 대장정 속에서 KBO리그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모자를 정도였다. 신기록들은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했지만, 각종 사건사고와 추문은 야구팬들과 관계자들의 가슴에 생채기를 냈다.

# '최다안타' 박용택-'최다출장' 정성훈, 베테랑들의 뜨거운 황혼
LG 트윈스 박용택은 꾸준함의 대명사다. 그리고 꾸준함을 대기록으로 연결시켰다. 지난 6월23일 잠실 롯데전에서 양준혁을 뛰어넘어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현재 박용택은 통산 2384안타를 기록하고 있는데, 안타를 추가할 때마다 신기록이다. 그리고 올해 7년 연속 150안타, 10년 연속 3할 타율이라는 KBO리그 최초의 기록까지 수립했다. KIA 정성훈 역시 꾸준함의 보상을 받았다. 지난해까지 2135경기를 출장하면서 통산 최다 출장 타이 기록을 마크했던 정성훈은 지난 3월24일 KT 위즈와의 개막전 대타로 선발 출장해 통산 최다 출장 기록을 새롭게 썼다. 정성훈이 출장하는 경기가 곧 역사가 된다. 박용택과 정성훈 두 명의 베테랑들이 뜨거운 황혼기를 보냈다. 
# '떡잎부터 다르다' 강백호의 신인 기록 격파 행진
KT 위즈 신인 강백호는 고교시절 '떡잎부터 다르다'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프로레벨에서 그 평가가 통하는 지가 관심거리였다. 하지만 그런 우려의 시선을 강백호는 완전히 불식시켰다. 강백호는 타율 2할9푼 153안타 29홈런 84타점 108득점의 성적을 마크했다. 특히 29홈런은 지난 1994년 김재현(LG)의 고졸 신인 최다 21홈런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1996년 박재홍(현대)의 신인 최다 홈런(30개)에 미치진 못했지만 충분히 임팩트가 넘쳤다. 또한 지난 9월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고졸 신인 최초 3연타석 홈런까지 쏘아 올리는 등 차세대 스타로 발돋움하기 충분한 성적을 거뒀다. 이미 신인왕 트로피에 강백호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는 것은 허황된 말이 아니다.
# 후랭코프-나성범이 세운 최다-최초 기록은?
올 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첫 선을 보인 두산 세스 후랭코프는 최강팀의 유니폼을 입고 신기록을 만들었다. 후랭코프는 데뷔 후 선발 투수로 13연승을 거뒀다. 이는 KBO리그 데뷔 후 선발 최다 연승 신기록이었다. 이 13연승을 바탕으로 후랭코프는 18승을 거두며 KBO리그 첫 해 다승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NC 다이노스 나성범 역시 꾸준한 활약을 결과로 보상 받았다. 지난 9월 30일 고척 넥센전에서 9회초 안타를 때려내면서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170안타를 때려내는 금자탑을 세웠다.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자리매김하고 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순간이었다.
# LG의 사인 훔치기 논란 
다양한 기록들과 함께 사건 사고는 올 시즌 역시 끊이지 않았다. 지난 4월 1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 KIA의 맞대결에서는 사인 훔치기 논란이 일었다. 이날 LG측 덕아웃 복도에 KIA의 구종 별 사인을 적은 종이가 고스란히 붙어있었고, 이 종이는 사진기자들에게 포착돼 세상에 알려졌다. KBO는 이 사안에 대해 LG 구단에 2000만원 류중일 감독에게 1000만원, 유지현, 한혁수 1,3루 코치에 각각 1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양상문 단장은 엄중경고 조치를 받았다.
#넥센 조상우-박동원 성폭행 혐의
넥센 조상우와 박동원은 지난 5월 23일 새벽 시간, 선수단의 원정 숙소인 인천 한 호텔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이 구속 영장을 신청했지만, 일단 구속 영장은 기각됐지만, 이들은 사건이 알려진 뒤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고, KBO는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렸다. 다시 한 번 KBO리그에 만연한 도덕불감증이 고개를 드는 순간이었다.
#히어로즈 현금 뒷돈 트레이드 파문 
넥센 히어로즈와 관련된 사건들이 많았던 한 해. 이장석 전 대표가 횡령과 배임혐의로 구속 기소된 것은 시작이었다. 이후 야구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중심에 히어로즈 구단이 있었다. 지난 5월 말, 히어로즈가 창단한 뒤 진행된 23건의 트레이드에서 총 12건의 트레이드에서 현금이 오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언론의 최초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이후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를 단행한 구단들이 뒤늦게 자진신고하는 방식으로 오간 뒷돈 금액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미신고 현금액은 131억 5000만원에 달했다. 
KBO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급히 구성해 사안을 면밀히 관찰했다. 그리고 상벌위원회는 미신고 현금 트레이드 12건과 관련된 히어로즈 구단에 제재금 5000만원, 이와 관련된 8개 구단에는 각각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했다. 아울러 당시 히어로즈 구단의 책임자인 이장석 전 대표이사를 무기실격 처분했다.
# '선수 선발 논란' AG 대표팀, 국감 치욕까지
올해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있는 해였고, 대표팀을 구성해야 했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메달이 걸린 국제대회에서는 언제나 '병역 혜택'이 화두가 됐다. 올해 아시안게임 대표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논란의 정도가 심했다. 선동렬 대표팀 감독은 군 입대를 최후로 미루고 시즌을 치른 LG 오지환과 삼성 박해민을 선택해 대표팀에 불러들이면서 '미필자 특혜', '병역 혜택' 논란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금메달을 목에 걸긴 했지만 올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대한 여론은 극도로 차가웠다.
결국, 여론을 등에 업은 국회의원들이 이 논란에 가담했다. 지난 10월 10일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동렬 대표팀 감독을 증인으로 선정해 이 논란에 대해 추궁하는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논란에 대한 심도있는 질문 대신, 야구에 대한 무지로 질 낮은 질문들과 교양 없는 고성이 선동렬 감독을 향했다. 대표팀 선발 논란이 야구계의 치욕으로 이어진 순간이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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