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몰랐다" 11년만의 PS, 김태균의 특별한 감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15 06: 16

지나고서야 깨닫는 소중함이 있다. 한화 김태균(36)에겐 가을야구가 그렇다. 다시 포스트시즌에 오르기까지 11년이란 긴 시간이 걸릴 줄 그때는 몰랐다. 
김태균은 시즌 최종전이었던 지난 13일 대전 NC전에서 5회말 결정적인 한 방으로 한화의 자력 3위 확정을 이끌었다. 4-5로 뒤진 5회말 2사 1·2루 찬스에서 대타로 나와 좌중간 가르는 2타점 역전 결승 2루타를 터뜨렸다. 김태균에게 기대한 그 모습 그대로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한화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김태균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지난 3월31일 사구로 인한 손목 부상을 시작으로 두 번의 종아리 통증, 등에 담 증세로 총 4번이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144경기 중 73경기에만 출장했다. 타율 3할1푼5리 80안타 10홈런 34타점도 김태균 이름에 걸맞은 성적은 아니었다. 

김태균은 "팀이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나간다. 내가 큰 보탬이 되지 못했지만 후배들이 노력해서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줬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다"며 "누구 하나 빠짐없이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지금 없지만 힘들 때 고생한 선수들도 잊으면 안 될 것 같다"고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마지막 가을야구가 기억난다. 2007년이다. 그때는 나도 어릴 때였고, 후배보다 선배들이 훨씬 많았다. 그 시절은 돌아보면 가을야구가 소중한 줄 몰랐다. 가을이 되면 항상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 이후로 팀에 힘든 시기가 많았다. 다시 가을야구 하기가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고 솔직하게 되돌아봤다. 
김태균은 2001년 입단 첫 해부터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갔다. 데뷔 첫 7년간 4번이나 가을야구를 맛봤다. 20대 초중반 젊은 4번타자가 30대 중후반 베테랑이 되어서야 모처럼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다. 누구보다 기다려온 가을야구의 소중함을 알기에 더욱 절실하다. 
김태균은 "그동안 항상 내 개인 기록보다는 우리 한화가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게 제일 큰 목표이고 꿈이었다. 그걸 이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며 "올해 개인 성적이 안 좋았다. 가을에는 뭔가 더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최근에 잘 쉬면서 몸 상태가 좋아졌고, 타격감도 괜찮다"고 자신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큰 경기에선 경험 많은 김태균이 해줘야 한다. 포스트시즌에 맞춰서 준비를 잘한 것 같다"고 기대했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정규시즌에 개인적인 아쉬움을 남겼던 김태균, 11년만의 가을야구에서 팀 간판스타의 위용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아래 사진] 지난 2007년 준플레이오프 승리 후 김태균(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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