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포에버"..17년만 H.O.T. 콘서트,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종합) [Oh!쎈 현장]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10.13 21: 49

"H.O.T. 포에버"
17년간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아낌없이 풀어냈다. 그리고 이젠 영원하자는 맹세를 다시 한번 했다. 17년 만에 귀환한 H.O.T.가 4만여 명의 팬들과 함께 행복으로 잠실을 물들였다. 
13일 오후 잠실주경기장에서 '2018 FOREVER Highfive Of Teenager' 콘서트가 열렸다. 공연 시작 시간은 오후 7시였는데 전날부터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린 팬들부터 전국 각지,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온 팬들로 잠실벌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 날 모인 팬들은 4만 명이 훌쩍 넘었다. 워낙 많은 팬들이 몰린 까닭에 입장은 지연됐고 공연은 예정된 시간보다 늦은 7시 15분에 시작됐다. 하지만 기다리는 팬들의 표정은 누구보다 밝았다. 2001년 콘서트 이후 무려 17년 만의 공연이라 오빠들을 향한 기다림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대형 스크린 가득 H.O.T. 멤버들의 뒷모습과 이름이 떠올랐다. 오빠들을 본 팬들은 17년의 한을 풀어내 듯 열렬히 환호했다. 시작은 데뷔곡인 '전사의 후예'였다. H.O.T.는 1996년 데뷔 때로 돌아가 다크 카리스마로 무대를 집어삼켰다. 시작부터 잠실주경기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H.O.T.는 '늑대와 양'과 '투지'로 열기를 이어갔다. '더 웨이 라이크 유 미'를 부르며 멤버들의 눈시울은 벌써 붉어졌다. 현장을 가득 메운 팬들을 바라보는 오빠들은 공연 초반부타 뭉클해졌다. 4만여 명의 팬들 역시 감격하며 무대 위 스타를 응시했다. 
노래가 끝나자 팬들은 H.O.T.를 연호했다. 그리고 스크린에는 '아웃사이드 캐슬' 뮤직비디오가 나왔다. 그 시절보다 더 멋있게 나이 든 다섯 멤버들은 진심을 다한 열창과 칼 군무로 원조 1세대 아이돌의 위엄을 뽐냈다. '아웃사이드 캐슬' 특유의 수화 안무가 나오자 팬들은 더욱 뜨겁게 소리 질렀다. 
익숙한 '열맞춰' 반주에 현장은 다시 불타올랐다. 멤버들과 팬들의 떼창이 이룬 하모니는 17년 공백이 무색하게 만들 정도였다. 터지는 불꽃과 함께 '아이야' 음악이 흘러나왔다. 문희준은 그 시절 소품까지 그대로 소화하며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팬들 역시 그 때의 응원법을 외치며 장관을 연출했다. 
드디어 멤버들이 인사 마이크를 잡았다. 멤버들이 한데 모여 "안녕하세요 H.O.T.입니다"라고 외치자 잠실의 흰 물결은 크게 요동쳤다. 이재원은 "내년에 마흔 살이 되는 H.O.T. 막내 이재원입니다"고 인사했고 강타도 "안녕하세요. H.O.T.의 리드보컬 강타입니다"라고 그 시절 인사를 팬들에게 건넸다. 
문희준은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인사 드린다. 17년 만에 같은 장소에 서기까지 오래 걸렸다. H.O.T. 리더 문희준입니다"고 외쳤고 토니안은 "어찌어찌 해서 H.O.T.에서 외국인을 맡았다"고 재치 있게 인사했고 장우혁도 "쿨워터에서 센터를 맡고 있는 장우혁"이라고 말해 팬들을 흐뭇하게 했다. 
강타는 "저희가 이 장소에서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렸던 게 2001년 2월 27일이었다. 17년이 넘었다"고 말했고 문희준은 "그 때 그 공연장에서 제가 대표로 이야기했다. '저희는 절대 떨어지지 않습니다' 라고. 다시 이 무대에 서기까지 17년이 걸렸다.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17년 동안 추억 못 쌓은 만큼 오늘 많은 걸 갖고 가시길 바란다"고 인사헀다. 
장우혁은 "실감이 안 난다. 이 자리에 서 있는 것도 그렇고 이렇게 많은 팬들이 오셔서 공연을 보는 여러분을 보고 있으니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니안 역시 "실감이 크게 나지 않는다"고 했고 문희준은 "우리 팬들 하나도 안 변했다"고 칭찬해 팬들을 미소 짓게 했다. 
토니안은 "우리와 시간을 보낸 분들과 새롭게 찾아 준 팬들이 있다. 우리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끝까지 좋은 시간 보내고 가시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문희준은 "17년 전에 저희가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저희를 지켜줘서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강타는 "공연 전 부담감이 있었다. 예전처럼 퍼포먼스 보여드릴 수 있을까. 여기를 꽉 채워 줄 여러분이 좋은 공연으로 만들 거라고. 좋은 에너지 받아서 좋은 공연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다. 감사하다"며 웃었고 이재원은 "영광스러운 자리에 여러분과 함께 있어 기쁘다. 여러분에게도 소중한 선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진심을 전했다. 
17년이란 시간 동안 다섯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활동했다. 그래서 특별히 개인 무대를 준비했는데 강타는 '라잇 히어 웨이팅'을 열창하며 감미로운 목소리를 자랑했고 장우혁은 자신의 솔로곡인 '시간이 멈춘 날'과 '지지않는 태양'으로 건재함을 알렸다. 팬들은 모두 일어나 장우혁과 방방 뛰었다. 
이 날 신곡을 발표한 토니안은 'HOT 나이트'로 혼자서도 무대를 꽉 채웠다. 문희준은 '피오니어'로 변함없는 록 스피릿을 뿜어냈고 이재원은 '아임 소 핫'과 JTL의 히트곡인 '어 베러데이'를 소화했다. 멤버들의 스페셜 솔로 스테이지에 관객들은 열정적으로 화답하며 변치않은 의리를 뽐냈다.
하지만 H.O.T.는 다섯이 함께였을 때 더 빛났다. '환희'로 공연장의 열기는 다시 후끈해졌고 멤버들은 '너와 나'를 열창하며 팬들을 감동하게 했다. H.O.T.와 팬들 모두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강타는 "이 노래는 몇 번을 불러도 울컥한다"고 말할 정도. 
장우혁은 "지금 정말 먹먹하다. 실제인지 TV를 보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다. 이어폰 꽂고 있는데 그 상태로 여러분을 보고 있는 저희는 TV에서 사운드를 듣는 것 같고 화면 보는 것 같다. 너무 감격스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문희준은 "17년이나 흐른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고 이재원은 "H.O.T.라는 새로운 페이지를 써나가는 기분"이라며 감격했다. 
'우리들의 맹세' 순서엔 팬들이 준비한 이벤트가 펼쳐졌다. 4만여 명의 팬들은 "기다렸어 H.O.T."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일제히 들었다. 무대 위 멤버들은 팬들의 모습을 오랫동안 곱씹으며 두 눈과 가슴에 담았다. 노래 말미 그 시절 영상이 나오자 울먹이는 팬들이 다수였다. 
그 순간 흰 풍선이 하늘을 가득 수놓았다. 멤버들은 '캔디'와 함께 무대 뒤편에서 등장했다. 그 시절 그 의상 그대로 입고 나온 오빠들을 보며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반겼다. 마흔이 된 멤버들이었지만 그 순간 만큼은 1997년이었다. H.O.T.는 '행복'으로 추억의 무대를 완성했다. 
멤버들은 이동차를 타고 '내가 필요할 때'를 팬들과 함께 불렀다. 토니안은 "오늘이 오나 싶었는데 순식간에 오늘이 왔다"고 감동했고 장우혁은 "팬들 눈 하나하나 마주칠 때마다 우리가 진짜 공연하고 있구나 싶다"고 말했다. 강타는 "간절히 다섯이서 여러분과 함께하는 무대 서고 싶다고 했다. 간절히 바라니까 이뤄졌다"며 활짝 웃었다. 
H.O.T. 마지막 곡인 '위아더퓨쳐'를 부르기 전 팬들을 향해 "여러분 사랑해요"를 거듭 외쳤다. 공연이 시작된 지 2시간이 훌쩍 넘었는데도 팬들은 누구 하나 자리를 뜨지 않고 앙코르 무대까지 즐겼다. 'GO H.O.T', '캔디', '빛'으로 이어지는 공연은 이제 막 시작한 것처럼 다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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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P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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