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끝나고 불어오는 훈풍... 아이돌 방불케 하는 벤투호 인기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10.13 14: 00

겨울이 끝난 것일까. 축구계에 따뜻한 훈풍이 불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3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회복훈련을 가졌다. 대표팀은 지난 12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2-1로 승리를 거뒀다.
우루과이 상대로 승리(경기 전 1무 6패)가 없던 한국은 황의조-정우영의 골을 앞세워 첫 승을 맛봤다. 세계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인 우루과이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다.

지난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살아난 축구 열기는 우루과이전도 이어졌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 관중으로 꽉 찼다. 
아시안 게임 이후 지난 9월 코스타리카전과 칠레전에 이어 3경기 연속 유효좌석 매진 사례다. 16일 파나마전까지 4경기 연속 매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관중들의 나이대는 대표팀에 대한 미래를 더욱 밝게 했다. 대부분이 10대 학생들과 20대 초반 젊은층이었다. 상대적으로 보기 힘들었던 여성팬들의 비중이 높아졌다.
공개 오픈트레이닝에서도 늘어난 팬들의 축구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오전 10시 30분 공개 예정인 오픈트레이닝을 위해 9시부터 팬들은 줄을 서서 기다렸다.
지난 9월 대표팀 오픈트레이닝은 과열 경쟁으로 인해서 전날부터 줄을 서야해서 팬들이 불편함을 겪었다. 이번 오픈트레이닝에서 대한축구협회(KFA)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 사전 추첨을 진행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KFA 서포터즈로 가입한 팬 분 중 950명을 추첨해서 오픈트레이닝에 초대했다. 가족팬과 개인팬으로 나눠 각각 따로 입장을 진행하여 혼란을 최대한 줄이려고 힘썼다"고 설명했다.
오픈트레이닝 시작과 동시에 훈련장을 가득 차운 팬들은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열띤 응원을 보냈다. 아이돌 콘서트를 연상케 하듯 여성팬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각양각색의 응원 문구도 눈에 띄었다. 
한 여성 팬 그룹은 훈련 도중 손흥민과 황희찬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고 짜증민(짜증 내는 손흥민)이라고 부르며 열광했다. 선수 개개인의 일거수 일투족에 팬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대표팀은 1시간가량 훈련을 진행한 후 팬들 향해 다가갔다. 기다리던 팬들은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며 사인과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선수들 역시 팬들과 시간을 즐기며 성실하게 팬서비스에 임했다.
모든 대표팀 선수들이 환영받았지만 이승우-손흥민-기성용의 인기는 남달랐다. 손흥민을 위해 토트넘의 '소니' 응원가를 부르거나, 이승우의 수건을 둘러싼 '밀당'도 있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훈련장 전체를 넓게 사용하다 보니 위치에 따라 선수가 유독 오지 않는 곳도 있었다. 훈련장 외각에 위치한 여성 팬들은 목청이 터지라 이름을 외쳤지만, 선수들이 오지 않아 울상을 짓기도 했다.
다음 오픈트레이닝에서는 참석한 모든 팬들을 위한 별도의 안배가 필요해 보였다. 대표팀 관계자는 오픈트레이닝에 대한 팬들의 성원에 감사를 표했다. 
긴 겨울이 끝난 듯 미세하지만 따뜻한 훈풍이 축구계에 불기 시작했다. 앞으로 한국 축구계가 오랜만에 돌아온 이 따뜻한 바람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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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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