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감독 구인’ SK 차기 감독, 염경엽 급부상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0.13 17: 03

SK가 예상치 못하게 새 감독을 구해야 할 처지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이 가족 문제로 재계약을 고사했기 때문이다. 내부 승격, 외부 영입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다만 '현 시점'을 전제로, 염경엽 현 단장의 감독 부임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는 게 야구계의 시선이다.
힐만 감독은 1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LG와의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구단의 재계약 제의를 받지 않은 이유를 밝힌다. 가족 문제 때문이다. 힐만 감독의 양친의 건강이 좋지 않고, 최근 들어 상태가 더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힐만 감독은 지난해 11월에도 아내의 큰 수술 때문에 마무리캠프 일정에 참가하지 못하는 등 가족 건강 문제를 항상 걱정해왔다.
힐만 감독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중 SK의 재계약 제안을 받았으나 이 문제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결국 한국을 떠나 가족을 선택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힐만 감독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자신의 이런 선택을 밝히는 동시에 팬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친밀한 구단 관계자들조차 엊그제까지 이런 힐만 감독의 결정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전격적이었다.

실제 SK는 힐만 감독 체제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힐만 감독이 장고에 들어가며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지기는 했으나 결국은 최소 1년 이상의 재계약에 사인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힐만 감독이 결국은 미국행을 선택하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포스트시즌까지는 힐만 감독이 팀을 이끌겠지만, 예상치 못한 시점에서 내년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가게 됐다.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급하게 결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내부 승격과 외부 영입의 큰 줄기는 최대한 빨리 결정을 해야 한다. 내부에서 찾는다면 염경엽 단장을 최유력후보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2016년을 끝으로 넥센 감독직에서 물러난 염 단장은 지난 2017년 SK 단장으로 자리를 옮겨 2년간 힐만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세 번의 트레이드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는 등 프런트로서의 능력도 인정받았지만 천직은 감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미 넥센에서 성공적인 감독 커리어를 보냈다. 염 단장은 지난 2년간 타 구단의 감독직 러브콜까지 받았으나 SK와의 계약 기간을 들어 의리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지도자다.
여기에 단장으로 2년간 재직, 팀 내부 사정과 2군 선수들의 능력까지 훤히 꿰뚫고 있다는 것은 최대 장점이다. 특별히 팀 적응이 필요하지 않고, 현재 코칭스태프 구성도 현대 시절 함께 한 이들이 적지 않다. 빠르게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적임자로 뽑힌다. 현재로서는 최유력 후보자라고 할 만하다. 모기업 수뇌부의 결단만 남았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새 단장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구단도 내정설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힐만 감독의 재계약 고사로 할 일이 많은 염 단장 또한 확대해석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수뇌부의 제의가 없는 상황에서 이름이 자꾸 퍼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점도 읽힌다. 내일이나 일주일 뒤에는 상황이 또 달라질 수 있는 법이다.
염 단장은 2017년 SK와 3년 계약을 맺었고, 단장직을 계속 수행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모기업 수뇌부가 ‘염경엽 단장 체제’를 선호한다면, 내부 및 외부에서 새 감독감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포스트시즌이라는 대사가 남아있다. 당장 차기 감독 선임으로 불필요하게 구단 역량을 분산시키는 일을 벌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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