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킹 아닌 탱킹’ KT, 이대은-강백호 기둥 세울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0.13 09: 02

KT는 2015년 1군 진입 후 하위권을 맴돌았다. 신생팀의 한계가 뚜렷했다. 2015년 승률은 3할6푼4리, 2016년은 3할7푼3리였다. 2017년은 3할4푼7리로 더 떨어졌다.
올해도 힘겨운 최하위 탈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종전을 앞둔 12일 현재 58승82패1무(.414)를 기록해 최하위 NC에 단 1경기 앞서 있다. 최종전 경기 결과에 따라 4년 연속 최하위로 추락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는 초반 좋은 성적을 내며 기대를 모았지만, 역시 선수층의 문제는 무시할 수 없었다. 여름을 버티지 못하고 추락했다. 창단 후 첫 4할 승률은 그렇게 큰 위안이 되지 않는다.
최하위가 가져다 준 몇 없는 혜택은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이었다. 전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요새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하는 탱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꼴찌의 수모를 연속으로 겪으면서 본의 아니게 그런 양상이 벌어졌다. 창단 직후에는 지명 성과가 순번에 비해 그렇게 좋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지난 2년은 팀의 기둥들이 될 만한 자원을 뽑았다. 강백호(19)와 이대은(29)이 그들이다.

2016년 시즌 하위권 다툼은 ‘강백호 리그’였고, 2017년 시즌 하위권 다툼은 ‘이대은 리그’였다. 1차 지명 대상자는 아닌 두 선수는 2차 1순위가 확실시됐다. 그만큼 실적이 있었다. 강백호는 투·타를 겸업하며 고교 무대를 평정한 인재였다. 미국과 일본을 거친 이대은은 국가대표팀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다.
1년 먼저 입단한 강백호는 2018년 시즌 신인왕이 확실시된다. 12일까지 137경기에 나가 타율 2할8푼9리, 29홈런, 84타점, 107득점을 기록했다. 고졸 야수가 이 정도 타격 성적을 내는 것 자체가 오래간만이다. 이미 1994년 김재현이 세웠던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은 깼다. 역사상 강백호보다 더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박재홍(30개)뿐이다.
내년 선을 보이는 이대은은 강백호 이상의 기대를 모은다. 이미 완성도 높은 선발투수로 부상만 없다면 시즌 10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토종 선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대은의 지명은 FA 하나를 영입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다. 그만큼 선발 10승의 값어치가 어마어마해진 요즘 리그다.
KT는 외국인 선수의 활약만으로는 팀이 상위권으로 가기 어렵다는 것을 올해 증명했다. 결국 기본은 국내 선수다. 국내 선수 중 향후 팀의 기둥이 될 만한 선수들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최하위 수모를 연달아 겪으면서 강백호와 이대은을 건졌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향후 KT의 간판스타로 자랄 만한 능력이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무형적인 가치 또한 적지 않다. 큰 그림을 바탕으로 세밀한 밑그림을 그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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