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승민-전준우 없이 기적의 행군도 없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0.13 09: 02

마지막까지 활활 타오르던 불꽃으로 기적의 행군을 펼쳤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구승민과 외야수 전준우는 기적의 행군을 선봉에서 이끌었고, 불꽃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기적의 행군의 선봉에서 좌절하는 아이러니한 운명과도 마주했다. 하지만 그들이 없었다면 롯데의 뜨거웠던 막판 레이스가 있었을까.
롯데는 1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4-6으로 재역전패 당했다. 이로써 롯데는 시즌 성적 67승63패2무를 마크했다. 5위 KIA와의 승차가 1.5경기 차이로 벌어지며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5강 진출이 좌절됐다.
사실 일찌감치 정해질 수 있던 가을야구의 5강 라인업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상승세로 포스트시즌 라인업의 조기 결정을 가로막았다. 지난 9일 사직 KIA전 연장 11회 접전 끝에 11-10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5위 KIA와 승차를 0까지 지워냈다. 이 때까지 17경기 14승3패의 기적적인 승률을 마크했다. 가장 먼저 가을야구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롯데는 가을야구 막차였던 5위 와일드카드 티켓 경쟁의 최후 생존자였다. 5강 최후의 생존을 이끌었던 투타의 중심은 불펜의 구승민, 그리고 타선의 전준우였다. 

구승민은 막판 상승세 속에서 17경기 중 무려 12경기에 등판했다. 평균자책점은 4.26(12⅔이닝 6자책점). 하지만 2승 5홀드(1패)의 성적으로 팀 승리의 주춧돌 역할을 했다. 팀의 행군 속에서 3연투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상승세 이전에도 구승민은 쓰러져가던 팀 불펜진을 사실상 홀로 지탱했다. 오히려 막판 팀의 상승세와는 달리 내리막이었다. 이전의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구위 저하를 피할 수 없었다. 
결국 지난 12일 경기, 4-3으로 앞선 7회말 1사 1루에서 올라와 ⅓이닝 2실점으로 4-6 역전을 막지 못했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전준우 역시 12일 경기, 6-4로 앞선 9회초 1사 1,2루에서 병살타를 때려내면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준우는 0-3으로 뒤지던 4회초 추격의 솔로포, 그리고 3-3으로 맞선 7회초 역전 솔로포를 터뜨리는 등 두 방의 홈런포로 팀 승리를 목전까지 이끌었다. 앞선 11일에도 2-0 리드에서 쐐기 투런포를 터뜨리는 등 대추격의 선봉에 섰다. 
9월 막판 대추격전의 시기, 전준우는 17경기 타율 3할5푼1리(77타수 27안타) 3홈런 13타점 OPS .957로 타선의 중심이었다. 전준우가 1번이 아닌 중심 타선에 포진하면서 롯데는 완전한 중심타선을 갖추게 됐다. 손아섭, 민병헌, 이대호, 문규현 등 모두가 뜨거웠지만 특히 고비마다 전준우는 해결사 능력까지 발휘하면서 롯데의 상승세에 더욱 탄력을 받게 했다. 
공교롭게도 5강 탈락을 이끌었던 두 명의 주축이 5강 탈락이 확정되는 날, 패전 투수가 됐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하지만 이들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구승민과 전준우가 없었다면 롯데의 마지막 행군도 없었을 것이고, 불꽃도 타오르지 않았을 터. 이들 없이 롯데의 상승세를 설명하긴 힘들었다. 
구승민은 상무 전역 이후 올해 첫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불펜의 미래로 자리잡았다. 전준우 역시 최다 안타 타이틀이 확정적이고 데뷔 첫 30홈런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시즌을 보냈다. 두 선수 모두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이들에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고도 남을 한 해였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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