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헤더 1득점' 방전된 거인 타선, 회복력이 관건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0.11 10: 01

강행군 속에서 결국 타선이 방전된 것일까. 한창 뜨겁게 타오르던 롯데 타선이 더블헤더를 통해서 열기가 가라앉았고 완전히 방전된 것으로 보였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내줬다. 이로써 4연승 뒤 2연패를 당했고, 5위 KIA와 승차가 1.5경기 차이로 벌어진 채로 광주 KIA 3연전을 치른다. 
롯데는 더블헤더 이전 17경기 14승3패로 폭발적인 상승세로 5위를 추격했다. 전날(9일) KIA전을 연장 혈투 끝에 11-10으로 잡아내면서 승차까지 지웠다. 

특히 롯데의 상승세에는 타선의 화력이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했다. 17경기 동안 타선은 타율 3할3푼7리 31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50을 마크했다. 17경기 동안 뽑아낸 득점은 217점. 경기 당 평균 7.94점에 달했다.
하지만 연이은 강행군에 혈투까지 치렀고 더블헤더라는 최악의 여건까지 겹쳤다. 그 여파 탓일가. 롯데는 더블헤더에서 타선이 하루만에 급격하게 식었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1-10 완패를 당했다. KT 선발 고영표의 체인지업에 좀처럼 타이밍을 맞히지 못했다. 타선은 6안타 1점에 그쳤다. 한동희의 솔로포만이 위안이었다.
그리고 더블헤더 2차전. 롯데는 1차전과 비슷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민병헌, 손아섭, 전준우, 이대호 등 1차전과 마찬가지로 2차전도 정예 라인업이었다.
하지만 2차전에서도 KT 신인 투수 김민의 구위를 좀처럼 이겨내지 못했다. 속구와 슬라이더 투-피치 투수로 선택지를 좁힐 수 있었지만 모든 구종에 배트 타이밍이 늦었다. 우타자들이 중심이 된 타선인데 타구 방향은 모두 1-2루간 혹은 우익수 쪽으로 향했다. 받아친다는 느낌이 없었고 타구가 느리게 굴러가거나 힘 없이 높이 떴다. 좌측으로 향한 타구들도 힘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전체적으로 타격 컨디션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더블헤더 2경기 동안 롯데는 10안타, 1득점에 그쳤다. 17경기 동안 활활 타오르던 타선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24시간 동안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에 몸은 피곤할 수밖에 없는 상황. 주전급들이 대부분 쉼없이 경기를 치렀던만큼 체력 소모는 당연했다.
그래도 롯데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11~13일부터 열리는 KIA와의 원정 3연전 스윕이 유일한 희망이다.
연승의 과정 속에서 숱한 에이스들을 만나서도 주눅들지 않았던 롯데 타선이다. 11일 경기에서 롯데는 KIA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를 만난다. 헥터 역시 최근 페이스가 좋지만 지난 6일 문학 SK전 7이닝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는 동안 112개의 공을 던지고 4일 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상황이다. 철완의 헥터도 완벽한 회복이 됐다고 보기 힘들다. 그 틈을 노려 롯데의 타선도 빠른 회복과 충전이 필요하다.
과연 롯데는 상승세를 이끌었던 타선의 힘을 하루 만에 회복할 수 있을까. 롯데가 꿈꾸는 가을야구의 희망도 '충전'에 달려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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