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롯데)을 향한 막연한 기대와 믿음은 다시 한 번 무너졌다. 냉철하지 못한 판단은 총력전 선언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1-10으로 패했다.
전날(9일) KIA와 연장 혈투를 펼쳤지만 11-10으로 승리를 거뒀다. 5위 KIA와 승차를 없애며 5위 탈환을 눈앞에 뒀다. 최근의 기세라면 5위 자리에 올라서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였다.
일단 KIA전 승리로 한숨을 돌린 롯데는 이날 KT와 더블헤더라는 강행군을 치러야 했다. 조원우 감독은 "1차전에 집중할 것이다. 불펜 투수들도 모두 대기할 것이다"고 말하며 총력전을 선언했다. 라인업 역시 정예 라인업이었다.
일단 선발 투수의 역할이 중요했다. 롯데의 선발 투수는 박세웅. 올 시즌 박세웅은 13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9.25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최근 3번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난조를 겪었다. 11번의 선발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는 단 1차례에 불과하다.
하지만 조원우 감독을 비롯한 롯데 벤치는 박세웅을 다시 한 번 믿었다. 하지만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는 박세웅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막연한 믿음에 불과했다. '언젠간 잘해줄 것이다'는 믿음이 박세웅을 향해 있었다. 그러나 끊임없이 정상 궤도를 찾지 못하는 선수에 대한 냉철한 판단은 아니었다.
벤치의 냉철하지 못한 판단 속에서 박세웅은 다시 한 번 난조를 보였다. 박세웅 역시 전날 경기 연장 혈투의 여파로 부담이 커진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내지 못했다. 선발 투수로 책임감도 없었고, 다시 한 번 스스로 무너졌다. 1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의 난조.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온 정성종이 5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나름대로 역투를 펼친 것을 생각한다면 박세웅을 향한 벤치의 막연하고 과도한 믿음은 패착에 가까웠다. 결국 7회초 대거 4실점 하면서 승기는 일찌감치 KT쪽으로 넘어갔고 주전 선수들을 대거 교체하면서 일찌감치 2차전을 준비했다.
박세웅에 대한 냉철하지 못했던 벤치의 판단, 그 판단이 잘못 됐음을 스스로 자인한 박세웅의 투구는 5위 탈환을 위한 총력전 선언을 무색하게 만들고도 남았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