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질문' 선동렬 국감, 이럴 거면 왜 불렀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10 17: 57

호통과 윽박지르기만 있었을 뿐, 알맹이가 하나도 없었다. 
10일 서울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는 선동렬 야구대표팀 감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군미필 선수 특혜 의혹이 불거졌고, 금메달을 따낸 뒤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아 이날 국감까지 이어졌다. 
선동렬 감독은 행정가가 아니라 현장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국감 증인대에 섰다. 선 감독을 증인으로 채택한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청탁 의혹을 질의하면서 준비한 자료를 꺼냈다. 이름을 가린 채 A 선수와 B 선수의 성적을 두고 "둘 중 한 선수를 선택해 달라"고 했다. 

선 감독은 "기록은 B가 좋은 건 사실이지만 감독이란 것은…"이라며 말을 이어가려던 찰나, 김 의원이 "A가 오지환, B가 김선빈"이라며 말을 끊었다. 선 감독은 "너무 일방적으로만…"이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질문 순서라며 선 감독의 설명과 대답은 저지됐다.
그런데 A와 B로 표시된 오지환과 김선빈의 성적은 대표팀 선발 당시는 물론 2018시즌이 아닌 2017시즌 기록이었다. 스포츠,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도 한참 떨어진 질의로 망신주기에 불과했다. 
선 감독과 KBO에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표팀 선수 선발은 KBO가 아니라 KBSA에서 원래 맡았다. 그게 언제 이관됐는지 아는가. 누가 결정했을까?"라고 질의했다. 선 감독은 "전 현장만 알고 행정적인 것은 모른다"고 답했다. 현장 지도자에게 행정 질문으로 물고 늘어지며, 목청을 높일 뿐이었다. 선 감독은 지난해 7월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선 감독의 "소신 있게 뽑았다"는 말에 손 의원은 "그렇게 어려운 우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폄하하며 "정말 진심으로 후배들을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사퇴, 사과 두 가지 길만 남았다"고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선 감독의 연봉 2억 원 외에 무제한 판공비 의혹도 제기했지만 선 감독은 "전혀 아니다"며 강하게 부정했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병역특례 제도를 없애자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며 논지에 벗어난 질의를 했다. 선 감독은 "제도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적 감정이었으면 선동렬 감독이 (이종범 코치의 아들인) 이정후를 처음부터 뽑았을 것이다. 그래서 선동렬 감독에게 신뢰를 보낸다"며 변호를 하기도 했다. 
선 감독은 국감 내내 "성적대로 소신껏 선수를 뽑았다. 청탁은 없었다"는 말만 이어갔다. 구체적인 선수 선발 청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의 질의는 쟁점을 벗어나 엉뚱하기 짝이 없었다. 어느 것 하나 명쾌하게 캐내지 못했다. 선 감독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한 말만 반복했다. 
초유의 국가대표 감독의 국감 출석으로 주목받았지만 국회의원들의 보여주기에 불과했다. 알맹이 하나 없이 끝난 코미디 쇼였다. /waw@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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