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임박’ 키가 된 산체스, SK 불안한 뒷문 대안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0.10 13: 34

SK의 불펜이 힘겨운 양상으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전선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복귀를 앞둔 앙헬 산체스(29)가 다시 한 번 주목받는다.
SK는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충격적인 4-8 역전패를 당했다. SK는 선발 메릴 켈리의 호투에 힘입어 6회까지 4-0으로 앞섰다. 올 시즌 홈 100만 관중 확정과 함께 정규시즌 2위를 확정짓는 듯 했다. 그러나 타선이 추가점을 뽑지 못한 가운데 불펜이 무너지며 역전패했다.
6회까지 켈리의 투구가 이어졌고, 7회에는 불펜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수인 김태훈이 막았다. 8회 정영일이 솔로포 하나를 허용해 1점을 줬으나 김택형이 추가 실점을 막고 9회로 넘어갔다. 그러나 믿었던 마무리 신재웅이 솔로포 두 방을 포함해 3점을 내주고 리드를 날렸고, 박정배 강지광도 연속 안타를 허용해 결국은 9회에만 7점을 내주는 참사로 이어졌다.

SK는 9일까지 4.6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리그 1위에 올라있다. 다만 선발과 불펜의 온도차가 있다. SK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4.22로 독보적인 리그 1위다. 2위 넥센(4.70)과의 차이가 크다. 그러나 불펜 평균자책점은 5.39로 어느덧 7위까지 떨어졌다. 시즌 내내 지난해보다 한결 나은 흐름이 이어졌지만, 막판에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 지난해도 SK 불펜 평균자책점은 7위였다.
특히 올 시즌 마무리 자리를 꿰찬 뒤 16개의 세이브를 따낸 좌완 신재웅이 최근 불안하다. 신재웅은 지난 2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9회 2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9일 삼성전에서도 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등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이 8.68에 이른다. 1점대였던 평균자책점도 2.82까지 치솟았다. 투구 내용의 불안감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신재웅뿐만 아니라 불펜 필승조 전체가 하향 곡선과 함께 시즌을 마칠 위기다. 딱히 돌아올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선발 요원인 산체스의 불펜 가세가 관심이다. 전반기 뛰어났던 모습을 완전히 잃은 산체스는 체력 문제로 고전했고, 급기야 어깨 통증으로 지난 9월 23일 1군에서 말소됐다. 그 후로는 어깨 상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며 포스트시즌에 대비하고 있다.
복귀 후 보직은 선발보다는 불펜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도 “포스트시즌 엔트리 합류 가능성은 높다”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불펜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그렇게 결정될 공산이 커 보인다. 우선 포스트시즌에는 네 명의 선발이면 충분하다. SK는 메릴 켈리, 김광현, 박종훈, 문승원을 보유하고 있다. 롱릴리프로 김태훈 윤희상이 대기한다. 체력이 떨어지며 힘겨운 시간을 보낸 산체스를 차라리 불펜에서 자주 활용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팀의 불펜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이다.
산체스는 1~2이닝을 전력 투구할 경우 평균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여기에 후반기 들어 재미를 보고 있는 포크볼을 섞어 던질 수 있다. 1이닝 정도는 투피치로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충분히 휴식을 취했고 공의 위력이 좀 더 나아졌을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실제 산체스는 최근 불펜 세션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산체스도 제구가 불안하고, 피장타가 많다는 점에서 100% 이상적인 대안은 아니다. 그러나 일단 선발이라는 카드를 가진 SK로서는 6회 이후의 싸움이 중요하다. 김태훈과 산체스가 셋업과 마무리를 오가는 만능키가 될 수 있다면 한결 싸움이 편해질 수 있다. 상대 타자들과 경기 양상에 따라 집단 마무리 활용도 가능해진다. 김태훈과 신재웅이 좌완이라면, 산체스는 우완이라는 점에서 또 활용성이 있다.
산체스가 시즌 초반만한 모습을 1이닝씩 보여줄 수 있어도 SK 포스트시즌 전선이 밝아진다. 그러나 그 모습을 되찾지 못한다면 SK 마운드에 별다른 플러스 효과가 없다. 산체스의 복귀 후 투구가 SK 포스트시즌의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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