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 시간 착각?' 세베리노의 억울한 논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10 06: 48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다. 
뉴욕 양키스 투수 루이스 세베리노(24)에겐 악몽 같은 날이었다. 가뜩이나 큰 경기에서 난타를 당해 마음이 심란한데 억울한 논란까지 불거졌다. 
사연은 이렇다. 세베리노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2018 보스턴 레드삭스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등판, 3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난타 당했다. 세베리노가 무너지며 1-16 굴욕적인 대패를 당한 양키스는 1승2패 벼랑 끝으로 몰렸다. 

그런데 엉뚱한 논란까지 휩싸였다. 세베리노가 경기 시작 시간을 착각, 준비가 늦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날 중계를 맡은 TBS 방송사 해설가 돈 달링이 "세베리노의 (경기 전) 불펜투구가 늦었다. 경기 시간을 착각한 것 같다"고 말한 게 논란의 발단이었다. 
현지시각으로 세베리노는 오후 7시32분 불펜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개시 10분 전이라 투수 출신 달링이 준비 과정에 의문을 품었다. 보통 투수들은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몸을 풀기 마련이다. 경기 후 양키스 방송사 YES 네트워크에 출연한 포수 출신 존 플래허티도 "경기 시작 8분 전 불펜에 가서 준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해 달링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이에 대해 경기 후 세베리노가 직접 해명했다. 'ESPN'에 따르면 세베리노는 "난 보통 경기 시작 20분 전에 나와서 준비한다. 달링은 나와 함께해보지 않아 불펜에서 어떻게 준비하는지 모른다. 그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달링이 누구인지도 모르겠다"고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1981년 드래프트 1라운드 투수 출신인 달링은 뉴욕 메츠 포함 3개 팀에서 13시즌 통산 136승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했다. 
래리 로스차일드 양키스 투수코치도 "세베리노는 항상 준비 시간이 짧다. 서둘러 준비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 시작 20분 전 외야에서 캐치볼로 몸을 풀고, 약 10분간 불펜 피칭을 하고 경기에 들어가는 게 세베리노의 루틴이다. 이날 오후 7시26분 세베리노가 외야에서 캐치볼을 하는 모습이 영상에도 포착됐다. 
졸지에 포스트시즌 경기 시간을 착각한 선수로 오해받은 세베리노였다. 정말로 그가 착각해서 준비 과정이 늦었다면 1~2회에 흔들려야 했다. 하지만 1회는 볼넷 1개만 내줬을 뿐 실점 없이 막았고, 2회에도 안타 2개로 1실점했으나 삼진을 2개 잡았다. 오히려 몸이 풀린 3회 이후 안타 5개, 볼넷 1개로 6실점하며 무너졌다.
결론적으로 세베리노는 경기 시작 시간을 착각하지 않았다. 준비가 늦어서가 아니라 그냥 못 던진 것이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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