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품 같은 영화"..'반신반의' 이민지, 탈북녀로 변신하다(종합)[Oh!BIFF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10.09 19: 10

 “앞으로 좀 더 많은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다(웃음).”
이민지가 9일 오후 부산 우동 영화의 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열린 영화 ‘반신반의’(감독 박찬경)의 단편 쇼케이스에서 이 같은 말로 배우로서의 포부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배우 이민지를 비롯해 영화의 연출을 맡은 박찬경 감독이 참석해 20분가량 GV(관객들과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민지 주연의 영화 ‘반신반의’는 박찬욱&박찬경 감독 형제의 프로젝트 파킹찬스에서 만든 일곱 번째 작품이다. 분단의 현실 속에 간첩이 되어 살아가는 남녀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올해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와이드 앵글’ 부문에 공식 초청돼 관객들을 만났다.

와이들 앵글 부문은 영화의 시선을 넓혀 색다르고 차별화된 비전을 보여주는 단편영화 및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실험 영화 등의 수작을 모아 선보이는 섹션이다.
‘반신반의’는 어제(8일) 오후 1시 30분과 오늘(9일) 오후 5시 등 두 차례에 걸쳐 단편 쇼케이스를 진행했는데 양일 모두 매진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이민지는 “주중에도 저희 영화를 보러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로 관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연출을 맡은 박 감독은 “전시했던 작품을 큰 전시관에서 보는 게 오늘이 처음이다. 그래서 그런지 새로운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박찬경 감독은 이어 작품 속 ‘물’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작업을 하다보면 (모든 것을)일대일로 대응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 여러 가지 의미가 겹쳐져 있다. 하다 보면 감각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작업을 하면서 탈북한 사람에 대해 생각해봤다. DMZ가 있지만 경계는 압록강이나 두만강이다. 그건 단순히 표현할 수 없는 경계 넘기의 괴로움을 말한다”며 “안에 물이 차오르는 것은 고통의 기억을 다시 떠올린다는 의미도 있다. 무엇보다, 방에 물이 가득 차는 모습을 생각했었는데 (영화적)예산이 허락하지 않아 그렇게 하지 못했다(웃음). 물이 건너기 어려운 경계지만, 한편으론 물이 어디론가 아무데나 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계가 없는 물의 속성을 대비했던 게 중요했던 거 같다”고 영화의 방향성을 전했다.
압록강은 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이루면서 황해로, 두만강은 백두산에서 발원해 동해로 흘러드는 강이다.
이민지가 맡은 설희 역은 남한의 드라마를 몰래 보는 즐거움으로 살던 북한의 평범한 여성.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갑자기 보위부에 잡혀가 탈북으로 위장해 남한으로 넘어가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고 돈을 벌기 위해 탈북자를 돕는 선교사 남기(오태경 분)와 압록강에서 만나며 본격적인 전개가 펼쳐진다.
이민지는 “우리 영화가 극영화라기보다 미술 작품 같은 영화다. (어제는 관객분들이)저보다 감독님에게 질문을 하셨어야 했는데, 저밖에 없어서 질문을 못하시더라. (관객들이) 예의상 제게 ‘연기 하느라 어땠느냐?’고 물어봐주셨는데 힘들다는 얘기는 안했다(웃음). 지금껏 했던 단편 작업들과 달리 새로운 게 많아서 굉장히 즐거운 작업 과정이었다”고 촬영기를 전했다.
앞서 이민지는 지난해 개봉한 ‘꿈의 제인’(감독 조현훈)에서 어디에도 받아들여지지 못한 소녀 소현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5회 들꽃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각각 수상하며 탄탄한 연기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이민지는 “드라마든, 영화든 앞으로 많은 작품을 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며 “‘반신반의’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오늘 방송하는 드라마 ‘백일의 낭군’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웃음)”고 말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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