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세밀함 실종도 이겨낸 롯데의 막판 집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0.09 18: 50

가을로 향하는 롯데의 발걸음이 스스로에게 발목잡혔다. 수비 실수, 주루사, 그리고 포일 등 결정적 상황에서 세밀함 부족이 드러나면서 비극과 마주하는 듯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승리를 일궜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3차전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1-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롯데는 5위 KIA와의 승차를 0으로 만들었다.
이날 롯데는 KIA와 절체절명의 '5위 고지전'을 펼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티켓을 놓고 KIA를 맹추격하고 있던 상황. 최근 16경기 13승3패의 파죽지세로 5위 KIA를 1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 이날 경기 포함해 KIA와 4경기가 남아있던만큼 롯데는 충분히 뒤집기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날 롯데는 공수주 모든 부분에서 세밀함이 실종된 야구를 선보이면서 졸전의 경기를 펼쳤다.
1차적 문제는 3-0으로 앞선 2회말 발생했다. 2회말 무사 1,3루 상황에서 번즈가 3루에서 주루사를 당했다.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졌고 결국 추가점 없이 2회가 마무리됐다. 
그리고 3회초부터 악순환의 연속. 3회초 1사 1루에서 나지완의 타구가 중견수 조홍석 쪽으로 향했다. 타구는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갔다. 그런데 조홍석이 뻗어나가는 타구에 앞으로 전진했다. 결국 타구는 조홍석을 지나쳐갔다. 아웃이 돼야 할 타구가 2루타로 둔갑했다. 결국 2사 1루의 상황이 1사 2,3루 위기가 됐다.
마운드에 있던 베테랑 송승준도 흔들릴 수밖에 없던 상황. 일단 1사 2,3루에서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결국  안치홍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추격을 허용했다. 조홍석은 실수 이후 경직이 됐는지 안치홍의 타구를 쫓아가는 첫 발 스타트가 늦었다. 조홍석의 실책이 빌미가 되면서 롯데는 대거 6점을 더 내줬다. 3회초에만 8실점하면서 완전히 승기를 내줬다.
하지만 불붙은 롯데 타선의 힘은 조홍석의 실수를 상쇄시켰다. 이어진 3회말 문규현의 희생플라이와 안중열의 적시타로 5-8까지 따라 붙었다. 그리고 조홍석 타석이 돌아오자 롯데는 대타 민병헌을 냈다. KIA의 투수도 임기영이 내려간 뒤였다. 민병헌은 2타점 적시타로 7-8까지 추격했다. 
6회말 롯데는 1사 1,3루에서 이대호의 좌전 적시타로 8-8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8회초 무사 1루에서 다시 한 번 수비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8회초 무사 1루 나지완 타석 때 1B에서 2구째를 포수 안중열이 뒤로 빠뜨렸다. 포일이 나오면서 무사 2루 위기로 변했다. 나지완을 범타 처리했지만 결국 최형우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포일이 8-9로 역전의 빌미가 됐다.
타선은 끈질겼지만 이번에도 주루사가 발목을 잡았다. 9회말 전준우와 이대호의 연속 안타, 그리고 대주자 나경민의 2루 도루로 1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1사 2,3루에서 문규현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내면서 9-9 극적인 동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2루에 있던 나경민이 누상에서 주춤거리면서 횡사를 당했다. 롯데는 9회말 끝내기 기회가 허무하게 날아갔다. 
롯데의 분위기가 허무하게 끝나자 이어진 이어진 연장 10회초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마무리 손승락이 올라왔지만, 분위기는 쉽게 억제되지 않았다. 선두타자 박준태의 타구를 유격수 문규현이 더듬으며 실책 출루. 이후 버나디나가 볼넷으로 나가며 무사 1,2루 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나지완의 좌익수 방면 타구 때 이번엔 좌익수 전준우가 뒤로 타구를 빠뜨렸다. 앞서 조홍석과 마찬가지로 타구 파단 미스였다. 결국 무사 만루를 자초했고 안치홍에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10회말에도 롯데는 결정적인 주루사가 나왔다. 무사 만루 기회에서 민병헌의 희생플라이로 10-10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어진 1사 1,2루에서 손아섭의 2루수 직선타 때 2루 주자 신본기가 리드를 길게 하다가 귀루하지 못하며 더블아웃. 이닝 종료였다. 다시 한 번 끝내기 기회를 놓쳤다. 
결국 롯데는 이날 경기 모든 실점 과정에서 실책과 타구 판단 미스 등의 기본적인 부분에서 흔들렸고, 주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롯데로서는 어쩌면 이날 패배가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롯데의 집념은 세밀함 부족이라는 모든 부분을 상쇄했다. 롯데는 이어진 11회말 1사 후 대타 한동희의 2루타로 만든 기회에서 문규현이 끝내기 안타를 뽑아내며 극적인 승리를 만들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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