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모션] 오승환이 말하는 #2019시즌 #가을야구 #트레이드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10.09 06: 19

오승환(36·콜로라도)에게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시즌이었다.
콜로라도 로키스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홈구장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8시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에게 0-6 완패를 당했다. 3연패를 당한 콜로라도의 시즌은 그렇게 마감됐다. 9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로 쿠어스 필드는 매진사례를 이뤘지만, 로키스는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오승환은 0-4로 뒤진 8회초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선두타자 트래비스 쇼에게 2루타를 맞아 위기를 맞았다. 마이크 무스타커스를 고의사구로 걸러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날 유독 방망이가 좋았던 에릭 크라츠를 병살타로 잡아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오승환은 “정말 추워서 혼이 났다. 한국시리즈를 할 때도 춥지만 추위의 강도가 다르다. 추워서 공이 미끄러워 제대로 던질 수가 없더라”며 하소연을 했다. 그래도 “다른 선수들도 동등한 조건에서 던지는데 핑계를 댈 수는 없다. 3일 동안 5000km를 이동하기도 했다. 아마 내일 쯤이면 몸살이 날 수도 있다”면서 한 시즌의 소회를 털어놨다.
▲ 토론토 입단 그리고 트레이드
참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 였다. 지난 2월만 해도 오승환은 텍사스와 1+1년 최대 925만 달러에 계약을 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텍사스는 오승환의 팔꿈치 염증을 이유로 계약을 미뤘다. 결국 오승환은 토론토와 1+1년 최대 75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토론토에서 오승환은 핵심 불펜요원으로 자리를 굳혔다. 오승환은 48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평균자책점 2.68을 기록했다. 하지만 토론토는 시즌 중반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될 기미가 보이자 핵심 선수들의 트레이드로 리빌딩에 나섰다. 오승환 역시 불펜보강이 필요한 팀들의 영입대상으로 떠올랐다.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만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오승환의 새 행선지는 콜로라도였다.
오승환은 콜로라도에서 25경기에 나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53을 찍었다. 오승환은 토론토와 계약하며 '70경기 이상 등판하면 계약을 자동 연장한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시즌 막판 오승환이 69경기 출장 후 등판하지 않자 ‘콜로라도가 오승환을 원치 않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기우였다. 콜로라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디비전시리즈에서도 오승환을 중용했다.
처음 겪는 트레이드에 대해 오승환은 “야구도 야구지만 야구 외적으로 트레이드가 되어서 여기서 왔다. 야구하면서 트레이드를 처음 겪었다. 그런 것도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아직까지 공을 던질 수 있다. 공을 놓는 순간까지 지금 이 시간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고백했다.
▲ 한·미·일 프로야구에서 모두 경험한 가을야구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시절 부동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콜로라도 이적 후 오승환은 가을야구를 경험하면서 한을 풀 수 있었다.
오승환은 10월 3일 시카고 컵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0회 등판해 1⅔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콜로라도가 가을야구를 가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다만 6일 밀워키와 디비전시리즈 2차전서는 ⅓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패배에 결정적 이유를 제공했다.
아픔도 잠시였다. 총력전을 예고한 홈 3차전에서 오승환은 0-4로 뒤진 8회 등판해 1이닝을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버드 블랙 감독의 기대에 보답한 순간이었다.
오승환은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포스트시즌을 많이 나가봤다. 다를 것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갔다. 마인드컨트롤을 많이 했다. 어느 나라나 중요한 경기 분위기는 다 비슷하다. 다만 미국의 포스트시즌 경기문화는 (이동이 많아) 정말 많이 힘든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이 다 힘들 것이다. 처음 겪어본 사람으로서 많이 힘든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 다음 시즌에도 쿠어스 필드에서
1+1 계약을 맺은 오승환은 70경기 출전이라는 옵션조항까지 채우면서 다음 시즌 활약을 보장받았다. 다음 시즌에도 쿠어스 필드에서 던지는 오승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오승환은 “구단과 계약이 돼 있지만 지금 그런 것을 이야기 할 시기는 아니다. 아직 아무 계획도 없다. 일단 여기 짐을 먼저 싸고 한국(에이전시)과 통화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올해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작년 시즌은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던 시즌이었다. 겨울 운동을 통해 올 시즌을 하면서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이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덴버(미국)=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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