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AG 후폭풍, 타종목 보기 부끄러운 야구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10 06: 07

아시안게임이 끝난 지도 한 달이 더 흘렀다. 야구계는 여전히 그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이 한창이지만 아시안게임을 둘러싼 논란이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 질 것'이란 생각은 오산이었다. 
선동렬 야구대표팀 감독은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선다.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과정에서 청탁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을 전망이다. 스포츠 행정가가 아닌 현장 감독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건 초유의 일이다. 
이에 앞서 정운찬 KBO 총재가 지난달 1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팬들 앞에 고개 숙이며 사과했지만 알맹이가 없었다. 선동렬 감독도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어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여론을 바꾸진 못했다. 최근에는 가짜 회의록 의혹까지 불거져 나왔다. 

이렇게 한 달 넘도록 아시안게임 후폭이 계속 될수록 야구계도 큰 흠집이 나고 있다. 9월 이후 평균 관중 1만1674명. 지난해 9월 이후 평균 관중 1만3085명과 비교하면 전년 대비 약 10.8%가 감소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가을 분위기가 제대로 무르익지 않고 있다. 
최근 한 야구인은 답답한 듯 하소연했다. "요즘은 밖에 나가면 얼굴을 못 들겠다. 다른 종목 사람들이 '야구 때문에 피해보게 생겼다'며 엄청나게 원망한다. '대체 야구는 왜 그러는가'란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문제의 심각성을 우리 야구계만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실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서부터 촉발된 병역특례 문제는 스포츠계 전반에 엄청난 파장을 미쳤다. 야구뿐만 아니라 경찰축구단도 즉각 해체 위기에 놓였다. 이미 해체가 될 예정이었지만, 아시안게임 논란으로 시기가 앞당겨졌다. 예술·체육인에 대한 병역특례 제도 개선도 본격화됐다. 
이렇게 큰 사고를 친 야구이지만, 수습도 되지 않는다. 사과 타이밍이 늦어도 한참 늦었고, 미숙한 대처로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모구단 사장은 "야구인들의 행태가 한심하다. 야구 산업을 망하게 하려고 작정한 것 같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한 야구인은 "요즘 시대는 결과만큼 과정을 중요하게 본다. 금메달을 땄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심각성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문제가 이렇게 커졌지만 어느 누구 하나 책임을 지지 않는다. 야구계 전체가 대오각성하고, 의식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어느덧 정규시즌도 마지막 주를 맞이했다. 다음 주면 '가을 축제' 포스트시즌이 열린다. 그러나 한 달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아시안게임 후폭풍이 가을 축제마저 망칠까 걱정하는 시선이 크다. 과연 이대로 괜찮을지 우려스럽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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