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분위기 논란"…태풍·욱일기·판빙빙, BIFF 찾아온 불청객 [BIFF 중간결산③]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10.09 07: 04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돌았다. 아름다운 스타, 반가운 소식도 있었지만, 뜻밖의 ‘불청객’도 있었다. 뉴커런츠 심사위원으로 부산에 돌아온 쿠니무라 준과 관련된 욱일기 발언 논란, 그리고 중국 배우 바이바이허에게 쏟아진 판빙빙 관련 질문이었다. 부산영화제를 덮친 태풍 역시 피할 수 없었던 궂은 손님이었다. 
쿠니무라 준과 바이바이허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에 참석했다. 쿠니무라 준은 뉴커런츠 심사위원으로, 바이바이허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영화 ‘초연’의 주연 배우로 부산을 빛냈다.
그런데 이들은 부산을 미처 즐기기도 전에 취재진의 엉뚱한 질문으로 뜻밖의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쿠니무라 준은 일본 자위대 욱일기 게양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앞서 쿠니무라 준은 지난 5일 해운대 센텀시티 신세계 문화홀에서 진행된 뉴커런츠 심사위원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일본 자위대 욱일기 게양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분명히 부적절한 질문이었다. 할 수 없는 질문은 아니었지만, 상황에 맞지 않았다. 게다가 쿠니무라 준이 어떤 대답을 하더라도, 영화제에 찬물을 끼얹을 논란이 제기될 것이 불보듯 뻔했다.
그러나 현장을 찾은 취재진은 쿠니무라 준을 향해 질문했고, 쿠니무라 준은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재차 이어지는 질문에도 부산영화제 측은 제지하지 않았고, 쿠니무라 준은 결국 “이 문제에 대해서는 배우보다는 개인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욱일기 게양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이 때문에 쿠니무라 준은 결국 논란에 휩싸였다. 본의 아니게 억측에 휩싸이며 고통받은 쿠니무라 준은 부산영화제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재전달했다. 쿠니무라 준은 “갈등보다는 희망이 필요하다”고 에둘러 속내를 전했다.
부산영화제 측 역시 책임을 통감하고 전양준 집행위원장 이름으로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배우 쿠니무라 준의 경우, 민감한 한일 문제에 관한 질문으로 인해 여러 가지 오해와 억측에 시달리고 있다. 기자회견을 준비한 영화제의 입장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점 사과드리고자 한다“라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어 ”영화제에서 정치적 의견이 오가는 것은 가능한 일이나 지나치게 민감한 문제에 대해 게스트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제는 앞으로 게스트가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에 노출되지 않도록 꼭 유의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바이바이허 역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가 판빙빙 질문을 받는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한 외신 기자는 바이바이허에게 “판빙빙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을 던졌다. 바이바이허는 “답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기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여배우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사건인데 왜 답을 하지 않느냐”고 또다시 질문했다. 결국 바이바이허는 “판빙빙 사건은 개인적인 일이고, 다른 사람의 일이라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관금붕 감독은 "바이바이허가 말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일이라 답하기 곤란하다. 특히 바이바이허를 제외하고 다른 세 배우는 홍콩에서 주로 활동한다. 중국 대륙 시스템을 정확히 알지 못해 답하기 더 곤란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태풍은 아무도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었다.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부산영화제의 모든 야외무대는 해운대 백사장이 아닌 영화의 전당에서 치러졌다. 특히 태풍이 상륙했던 지난 6일에는 눈도 뜰 수 없는 거센 강풍과 폭우로 오전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 오후 일정 역시 취소됐지만, 태풍이 빠져나가면서 행사가 재개됐다. 취소가 확정됐던 ‘버닝’의 오픈토크의 경우 유아인, 전종서가 “꼭 부산 관객을 만나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면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하늘도 무심하지만은 않았던 결말이었다./mari@osen.co.kr
[사진]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