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추위·부상·잦은 이동’ 오승환, 핑계대지 않았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10.08 13: 41

오승환(36)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핑계를 대지 않았다.
콜로라도는 8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벌어진 ‘2018시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에게 0-6으로 무릎을 꿇었다. 원정 2연전에 이어 홈경기까지 내준 콜로라도는 3연패로 탈락했다.
이날 오승환은 0-4로 뒤진 8회초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오승환은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을 13.50으로 크게 낮췄다. 개인적으로는 호투했지만 팀 패배로 오승환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콜로라도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당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홈에서 7연전을 치른 콜로라도는 워싱턴에 일격을 당하며 6승 1패를 기록했다. 콜로라도는 지난 2일 LA로 이동해 다저스와 타이브레이커를 펼쳤다. 2-5로 패한 콜로라도는 지구우승을 놓쳤다.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 콜로라도는 바로 다음 날 시카고로 이동해 컵스와 치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1로 승리해 겨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고생길은 끝이 아니었다. 콜로라도는 5일부터 밀워키에서 디비전시리즈 1,2차전을 치른 뒤 7일 하루만 쉬고 8일 다시 홈에서 밀워키를 상대했다. 결과는 0-6 완패였다. 기대했던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오승환은 “시즌 마지막에 타이브레이커까지 뛰었다. 162경기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163경기를 했다. 포스트시즌도 했다. 3일 동안 세 도시를 가면서 다 시차가 있었다. 그런 경험도 처음 해봤다. 3일 동안 5000km 이동했다고 하더라. 그런 것은 큰 경기를 앞두고 다 집중하고 있어서 와닿지는 않았다. 내일 되면 나도 몸살에 걸릴지도 모르겠다. 아직까지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승환을 괴롭힌 것은 또 있었다. 3차전이 열린 덴버는 섭시 8도의 쌀쌀한 날씨에 바람까지 거세게 불었다. 설상가상 오승환이 등판할 때 비까지 추적추적 내렸다. 오승환은 7회 갑자기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듣고 몸을 풀었고, 8회초 바로 등판했다. 오승환은 언 손을 꽁꽁 불어가며 투구를 했다.
추위에 대해 오승환은 “추위의 강도가 많이 다른 것 같다. 한국도 한국시리즈하면 많이 춥지만 모든 선수들이 다 어려워한다. 핑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만 추운 것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 했다. 그래도 많이 추웠다”고 호소했다.
기자가 느끼기에도 덴버의 날씨는 한국의 초겨울에 가까웠다. 더 추운 토론토에서 뛰었던 오승환이지만, 토론토는 돔구장 로저스 센터를 사용해 어려움이 덜했다. 처음 겪는 덴버의 가을날씨는 누구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부상도 오승환을 괴롭혔다. 오승환의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피멍이 들어있었다. 투구할 때 추진력을 내는 발이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오승환은 “선수 모두가 동등한 조건”이라며 핑계를 대지 않고 잘 싸웠다.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다운 강철멘탈이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덴버(미국)=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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