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사과→입장표명” 쿠니무라 준, 때아닌 욱일기 논란 (종합) [23rd BIFF]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8.10.07 16: 00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때아닌 욱일기 논란에 휩싸였다.
쿠니무라 준은 지난 5일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신세계 문화홀에서 진행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던 중 일본 자위대 욱일기 게양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쿠니무라 준은 "욱일기라고 하는 것이 일본 자위대 해군의 전통 깃발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 분들이 욱일기에 대해 남다르게 생각한다는 것도 깊이 이해한다. 자위대로서는 일본 전통이라고 해서 굽힐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지만 이해해 주면 어떨까 하는 입장일 거다"라며 "욱일기 문제뿐만 아니라 현재 일본 정부는 보수적인 입장이다. 일본 안에서도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배우보다는 개인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그의 이 답변은 한일 양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고 일각에서는 그의 답변을 두고 불편한 기색과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입장문을 통해 쿠니무라 준에게 공식 사과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질문을 사전에 차단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 것.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문답이 오가는 것이 자연스런 일이나 심사위원으로 오신 게스트가 정신적 고통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하겠기에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배우 쿠니무라 준의 경우, 민감한 한일 문제에 관한 질문으로 인해 여러 가지 오해와 억측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을 준비한 영화제의 입장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점 사과드리고자 합니다”라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어 “영화제에서 정치적 의견이 오가는 것은 가능한 일이나 지나치게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게스트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 십 시간의 토론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 기자회견의 짧은 문답은 충분히 그 의미를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이 점을 숙지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영화제는 앞으로 게스트가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에 노출되지 않도록 꼭 유의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쿠니무라 준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라고 밝혔다.
쿠니무라 준 역시 부산영화제를 통해 입장 표명문을 보냈고 “사람들은 모두, 현재 일어나고 있는 갈등이나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것 보다, 밝은 미래의 희망이나 따뜻한 과거의 추억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왜, 지금 이렇게 엄중한 상황이 되었는지, 그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하게 있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이렇게나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요”라며 “그리고 모두가 그 영화를 가지고 영화제를 찾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영화제라고 하는 자리는, 모두의 생각이나 의견이 섞이고, 녹여져서, 어느새 아름다운 결정체가 되어가는 장이 되기를, 저는 염원합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질문에 때 아닌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쿠니무라 준은 부산영화제 측의 사과와 입장표명으로 일단락 됐다.
한편 최근 일본이 오는 11일 제주에서 진행되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해상사열에 참가하는 해상자위함에 욱일기를 게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갈등이 불거졌다. /mk3244@osen.co.kr
[사진]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