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션샤인' 김중희의 명장면?..바등쪼 술집신+박아인 따귀신[Oh!커피 한 잔②]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10.07 11: 12

(인터뷰①에 이어)
tvN '미스터션샤인'이 종영한 지 일주일이 됐다. 하지만 이 작품이 남긴 먹먹한 여운은 여전하다. 김은숙 작가가 펼쳐낸 언어의 마법, 이응복 감독이 그린 환상적인 영상미, 그리고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던 배우들의 명연기 덕분이다. 
친일파 이덕문 역으로 시청자들의 뒷목을 잡게 만든 배우 김중희 역시 최고의 '어벤져스' 군단과 함께해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변요한, 김민정, 김의성, 조우진, 박아인, 윤주만 등 쟁쟁한 배우들과 맞춘 호흡은 김중희 배우 인생에 값진 경험으로 남게 됐다. 

◆"이병헌 김태리 최고의 배우들"
김중희가 분한 이덕문은 애기씨 고애신(김태리 분)의 사촌 형부이지만 친일파 이완익(김의성 분)의 비서 격이다. 고애순(박아인 분)의 남편이자 이정문 대감(강신일 분)과 사촌지간이다. 이정문과 고애신이 조국을 지키고자 애쓴 것과 비교하면 같은 핏줄인데도 이덕문을 민족을 배신하고 나라를 팔아넘기는 데 앞장섰다. 이완익이 죽자 보란듯이 노선을 갈아탈 정도로 야비하고 비열한 인물이다. 
"이덕문은 자기가 모시던 이완익이 죽자마자 또 다른 친일의 길을 텄잖아요. 사람보다는 자기 욕심에 충성한 친구였죠. 기존에 있던 친일 캐릭터는 욕심도 많고 나쁜 일을 도맡아 했는데 이덕문은 그보다 더 찌질하고 어눌하고 멍청하게 그리고 싶었어요. 새로운 친일파로 한없이 가볍고 그릇이 작은 인물이었죠. 
"이병헌 선배는 정말 닮고 싶은 배우고 뵙고 싶었는데 영광이었죠. 함께 연기하면서 행복했어요. 분위기를 재밌게 이끌어주셨고요. 김태리는 엄청 밝아요. 처음 보자마자 저한테 형부라고 불러줘서 좋았죠. 허물없이 다가와줘서 고마웠고요. 유연석 배우도 먼저 말 걸어주면서 편하게 대해줬고 변요한 배우는 붙는 신은 없었지만 참 예의 바른 친구더라고요."
◆"박아인 따귀, 진짜 안 때렸어요"
김중희는 이완익 역의 김의성과 초반 악역을 도맡았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나라를 팔아넘기는 파렴치한 친일파 콤비에 시청자들은 주먹을 부들부들 쥐었다. 특히 이덕문이 아내인 고애순이 아이를 못 낳는다며 뺨을 때리는 신은 보는 이들의 주먹을 부르기 충분했다. 화기애애한 촬영장이었지만 순간적으로 몰입하는 배우들 덕분에 '미스터션샤인'은 웰메이드 드라마로 남게 됐다. 
"김의성 선배는 사실 처음에 무서웠어요. 저 혼자 겁먹었는데 초반부터 저란 사람을 궁금해하시면서 서슴없이 말 걸어주셨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제 연기를 많이 잡아주셔서 잊지못할 은혜를 받았답니다. 사실 하나도 안 무서운 선배예요. 제겐 너무 감사한, 대단한 선배이십니다. 아우라 때문에 기가 빨리긴 했지만요(웃음). 종방연 때에도 저를 엄청 챙겨주셨어요. 덕문이 어디 있니? 계속 불러주셨죠 하하."
"박아인은 정말 착한 친구예요. '고생했어 남편, 다음 생엔 사랑해줘' 이런 문자를 나누기도 했죠. 초반에 욕심 많고 얄밉게 나왔는데 춘하고 청초한 매력이 있는 배우예요. 따귀 때리는 신은 진짜로 때린 게 아니었고요. 실감나게 맞은 것처럼 나왔는데 그것 역시 이응복x김은숙 콤비의 매직이었죠. 고애순이 받은 미움이 다 저한테로 넘어온 순간이었네요(웃음). 김은숙 작가님은 욕 먹게 만드는 매직이 있답니다."
◆"김은숙 라인 하고 싶어요"
김중희는 영화 '군함도'에 이어 다시 한번 친일파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사실 처음엔 의병 역에 캐스팅 돼 1회분 촬영을 했는데 나중에 더 비중이 커진 이덕문 역으로 바뀌었다. 지난 설 연휴 때 캐스팅 연락을 받은 건데 한 번 꽂힌 배우는 끝없이 애정하는 김은숙x이응복의 라인으로 차기작이 기대 되는 이유다. 
"제게 '미스터션샤인' 명장면은 너무 많아요. 유진 초이, 구동매, 김희성이 술집에서 함께 술 마시는 '바등쪼' 장면이 전 너무 좋았고요. 애신과 유진이 바다 보러 갈 때도 좋았어요. 이덕문의 명장면은 고애순 따귀 때린 거랑 구동매한테 손 꺾여서 찌질하게 군 거요(웃음). 제가 나온 신도 좋았지만 시청자로서 정말 몰입해서 봤네요. 다른 드라마 캐스팅 제안이 왔는데 이 작품에 매진했거든요. '미스터션샤인'에만 집중한 것,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어요."
"'명불허전', '크리미널마인드' 이후 '미스터션샤인'에 고정 출연하게 됐는데 이 작품은 제게 말 그대로 '빛'이에요. 앞으로 배우를 할 수 있는 계단을 만들어 주셨죠. 대학교 1학년 때부터 15년째 연기하고 있는데 끝까지 신선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열심히 하다 보면 김은숙 작가님이 또 불러주시지 않을까요. 김은숙 라인 너무 하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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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미스터션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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