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팔도 여행" ‘군산’ 박해일X장률 감독의 뜨거운 신뢰 (종합) [23rd BIFF]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8.10.05 17: 26

 장률 감독과 박해일이 서로를 향한 굳건한 신뢰를 드러냈다.
5일 오후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는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박해일, 장률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는 ‘경주’, ‘춘몽’ 등을 통해 지역과 공간을 아우르는 독보적인 시선과 방식을 구축하며 평단과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아온 장률 감독의 11번째 작품으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이 영화는 오랜 지인이던 남녀가 갑자기 함께 떠난 군산여행에서 맞닥뜨리는 인물과 소소한 사건들을 통해 남녀 감정의 미묘한 드라마를 세밀하게 담아냈다.
장률 감독은 이 작품에 대해 “재작년인가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유는 몇 년 전에 목포에 가게 됐는데 목포의 공간의 인상이 깊었다. 일제 강점기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고 어떤 정서들도 많이 남아있는 것 같더라. 그래서 목포에서 찍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어떤 인물이 목포에 가겠는가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박해일 씨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해일 씨와 둘이 목포에 갔는데 다른 건 다 좋은데 마음에 드는 민박집을 못 찾아서 군산에 가게 됐다. 그런데 군산에 일제 강점기 건물들이 목포보다 더 많았다. 목포와 군산의 질감은 달랐는데 군산이 더 부드러워 보였다. 남녀가 같이 가서 연애하고 싶은 곳도 되지 않겠느냐 싶어서 영화의 리듬, 정서들이 공간을 바꾸면서 많이 변했다. 그 뒤의 배우들은 군산부터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박해일은 극 중 전직 시인 윤영을 맡아 열연했고 문소리는 윤영과 함께 군산 여행을 떠난 송현으로 분했다. 이외에도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에는 정진영, 박소담, 문숙, 한예리 등이 출연해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박해일은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경주’에 이어서 장률 감독님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를 찾게 되어서 기쁘다. ‘경주’ 때도 마찬가지지만 장률 감독님과의 작업은 감독님이 어떤 이야기를 하실까가 첫 번째는 아니었다. 저도 감독님을 따라서 목포를 같이 다녀왔는데 목포의 기운도 느끼고 또 감독님만의 새로운 지역을 찾아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겠구나를 옆에서 목도했다. 군산으로 지역을 바꾸고 나서 저도 군산에 촬영하러 내려가면서 그게 맞구나 여기서 감독님과의 이야기가 배우들과 한 작품이 나오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저도 몰랐다”라고 밝혔다.
장률 감독과 ‘경주’ ‘필름시대사랑’에 이어 세 번째로 함께 호흡을 맞춘 박해일은 “장률 감독님과의 작업은 주변에서 많이 궁금해한다. 배우들만 얘기했을 때는 감독님이 많이 보듬어주시는 능력이 탁월하시구나 그런 부분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5년 정도를 감독님과 시간을 보내면서 느낀 건 감독님과 섞일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자리를 같이 하면 할수록 호기심이 관심이 됐다. 감독님은 저를 캐릭터와 작품에 녹여내시는 부분이 있었고 저는 감독님이 한국에 와서 만든 작품과 그 전 작품들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은 제목이 어떤 공간에서 이야기를 담아내시는 색깔들로 많이 알려져 계신데 앞으로도 지역과 관련된 영화를 만드시면서 전국 팔도를 여행하실 것 같다. 국내 모든 배우들과 다 만나서 작업하시지 않을까. 감독님에게 예산은 중요하시지 않은 것 같다. 감독님의 상상력은 감이 안 잡힐 정도로 무한하신 것 같고 속을 알 수 없는 분이다. 그런 점들이 작품 속의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나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장 감독 역시 박해일에 대해 “한국 와서 몇 년 있으면서 가장 많이 만난 사람이 박해일인 것 같다. 친구가 됐다고 생각하고 자주 떠오른다. 어떤 역할에 이 사람이 하면 새로운 가능성을 무엇을 줄 수 있는가 감독과 배우의 관계는 그런 관계인 것 같다”며 “해일 씨는 제 반대다. 젠틀하지 않냐. 일상에서도 좋고 현장에서도 좋고 궁금증을 주는 친구다. 사람이 궁금증이 없으면 사람 관계도 재미가 없어지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는 비슷한 점이 있지 않나 싶다”고 화답했다.
이어 “해일 씨 연기에 좋아하는 부분이 있는데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은 많다. 그런데 어떤 친구들은 연기를 잘하는 방향이 하나다. 그런데 해일 씨는 그 방향, 가능성이 많다.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리듬을 누가 가장 잘 표현하겠는가 하면 해일 씨가 떠오르고 해일 씨가 일상에서는 시인 같은 면이 있다. 자기만이 가진 리듬 그것에 항상 흥미를 가지고 있고 아직까지는 계속 떠오르고 있다. 더 같이 전국 팔도를 다니면서 더 찍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장률 감독에게 깊은 신뢰를 드러낸 박해일은 “감독님과 작업을 해서 좋았고 ‘군산’도 오래 오래 곱씹게 되는 작품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많은 관객들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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