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이혼' 차태현과 배두나가 주연 배우로서 느끼는 시청률 부담감을 토로하면서도,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을 드러냈다.
5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는 KBS2 새 월화드라마 '최고의 이혼'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유현기 PD, 주연 배우 차태현, 배두나, 이엘, 손석구 등이 참석했다.
차태현은 취향 강하고, 고집 세고, 삐딱한 남자 조석무를 맡았다. 사람 많은 곳에 있는 것보다 혼자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을 더 좋아하는 인물이다. 차태현은 까칠함과 지질함, 귀여움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뺏을 예정이다. 지난해 KBS2 '최고의 한방' 이후 1년 만에 '최고의 이혼'으로 돌아왔다.
배두나가 연기하는 강휘루는 만사가 느긋하고 긍정적인 캐릭터다. 씩씩하고 털털하다 못해 조금은 지저분하고 물건을 잘 치우지 않는 버릇이 있다. 때문에 예민하고 깔끔한 성격인 남편 조석무와도 티격태격 다투기도 한다. 배두나가 이러한 강휘루를 얼마나 공감 가고 사랑스럽게 그려낼지 예비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드 '센스8' 시리즈를 비롯해 지난해 tvN '비밀의 숲' 이후 8년 만에 지상파 드라마에 복귀했다.
차태현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이번 '최고의 이혼'은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제목 자체도 조금 낯설었고, 보여지는 이미지 때문에 '이 역할에 어울릴까?' 싶었는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매력 있었고,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한테 섭외가 들어왔을 때 배두나가 섭외가 돼 있었는데, 그게 출연을 결정하는데 70% 이상이었다. 배두나와 내가 어떤 느낌일까, 어떤 케미가 나올까, 그런 부분이 궁금했다. 나한테서 볼 수 없었던, 다른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차태현의 말에 "영광이다"고 한 배두나는 "사실 처음에 이 대본을 받았을 때 걱정했던 것은 리메이크작이라는 부분이었다. 심지어 일본에서 굉장히 인기가 있었던 작품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배두나는 "정말 현지화를 잘 해서 만들지 않는다면, 굳이 마스터피스를 다시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굉장히 가깝지만, 문화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현지화를 잘 시키지 않으면 고립되기 쉽다고 느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작가님이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내가 하면 잘할 수 있는 연기라고 생각했다. 이왕 제작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느꼈다"며 출연 이유를 공개했다.
또한 배두나는 "그리고 차태현 선배님과 하게 돼 너무 기쁘고, 아내분이 '최고의 이혼'을 하라고 많이 권했다고 하더라.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리고, 실망시키지 않고 선배님을 잘 보필하면서 촬영하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지금 KBS 드라마는 상황이 좋지 않다. '러블리 호러블리', '오늘의 탐정' 등 월~목 미니시리즈가 시청률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주 종영된 '러블리 호러블리'는 시청률이 1%대까지 하락하면서 자체 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러블리 호러블리' 전작 '너도 인간이니?' '라디오 로맨스' 등도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적으로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은 스타 배우 차태현, 배두나를 앞세운 '최고의 이혼'이 첫 방송을 앞두고 있어 안팎으로 기대감이 높다.
현재 지상파 및 케이블, 종편 월화극 라인업은 SBS 이제훈x채수빈 '여우각시별', MBC 장혁x손여은 '배드파파', tvN 도경수x남지현 '백일의 낭군님', JTBC 서현진x이민기 '뷰티 인사이드'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월화극 전체 1위는 매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백일의 낭군님'이 차지하고 있다.
차태현, 배두나는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고, 관련 질문이 나오자 솔직한 마음을 공개했다.
차태현은 "부담감은 많이 느낀다. 영화나 드라마나 흥행에 성공한다는 비법이 없으니까. 개인적으로 예능이나 작품에서 시청률이 낮은 것을 많이 해봐서 이겨낼 수 있는데 KBS가 이겨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난 내성이 많이 생겼다. 안 좋더라도 개의치 않고 두 달만 버티자 싶다. 재밌게 찍으면 결과가 좋든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원래 (1박2일 때문에)월요일, ('라디오스타' 때문에)목요일 아침마다 시청률을 보는데, 이제 화요일 수요일도 시청률을 확인하면서 살 것 같다. 드라마가 5편이나 한꺼번에 해서 조금 힘든 경쟁이긴한데, 다행히 첫방송하는 것들을 봤다. 대충보니까 우리 드라마는 확실히 4개의 드라마와 다른 결이라서 그런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배두나는 "시청률은 굉장히 부담스럽다. 드라마도 많아져서 경쟁률이 치열하더라. 연연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확실히 현장에 영향을 미친다. 많은 시청자들이 보는 드라마와 보지 않는 드라마는 스태프의 사기면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좀 더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이 우리 드라마를 보게 할까 고민한다. 그런데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 배우들의 케미가 좋아서 자신감이 있다. KBS의 지난 드라마들의 성적이 안 좋았다는 것과 별개로 KBS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이상한 자신감이 있다. 지금은 혼자 굉장히 고무적이다"며 웃었다. 이에 차태현은 배두나를 향해 "역시 월드스타"라며 '엄지 척'을 보여줘 웃음을 자아냈다.
유현기 PD는 "우리 드라마는 한 마디로 규정 짓기 쉽지 않지만, 이혼, 같이 산다는 것, 남녀 간의 연애와 동거에 대한 생각의 차이, 그것 때문에 벌어지는 에피소드, 생각의 변화를 좀 더 깊이 있고 구체적으로 다루는 드라마다. 원작도 깊이가 있고 일본 사회에 화두를 던졌다. 우리도 각색을 하면서 한국적인 느낌과 보편적인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며 기획의도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일본 원작과의 차이점에 대해선 "같이 산다는 문제는 남녀의 생각차가 분명 있는 것 같다. 남자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점과 여자들이 느끼는 점이 많다. 예전에 금성에서 온 남자 화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도 있었지만, 생각 차이들이 많은 것 같다. 결혼 생활에서 겪는 남녀의 차이에 집중했는데, 원작에서의 캐릭터들이 조금 더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휘루가 그렇지만, 주관이 뚜렷한 편이다. 캐릭터들을 기반으로 같이 생활하는 문제, 사람과의 연대 이런 것을 얘기로 펼치기 때문에 원작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고의 이혼'은 '결혼은 정말 사랑의 완성일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해, 사랑, 결혼, 가족에 대한 남녀의 생각 차이를 유쾌하고 솔직하게 그리는 러브 코미디다. 2013년 일본 후지TV에서 방송된 동명의 인기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한국 문화에 맞게 어떻게 재탄생될지 관심을 받고 있다. 오는 8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hsjssu@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