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배재준이 살린 LG의 희망, 악몽의 8회에 물거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9.26 16: 50

배재준(24)이 LG의 희망을 살리는 듯 했지만, 이틀 연속 악몽의 8회를 보냈다. LG의 5위 희망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배재준은 2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상대 에이스 김광현과의 승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LG에 매우 중요한 일전이었다. 전날 접전 끝에 마운드가 무너지며 완패한 LG는 5위 KIA와의 승차가 2경기로 벌어졌다. 남은 경기가 KIA보다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력 5위의 가능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이기고 27일부터 열릴 KIA와의 주중 2연전에 사활을 걸어야 할 판이었다.

그런데 하필 이날 선발은 LG에 강한, 그리고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고 있는 SK 에이스 김광현이었다. 실제 김광현은 5회까지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고, 7이닝 동안 탈삼진 10개를 기록하는 위력투 끝에 2실점으로 막고 힘을 냈다. 그러나 LG가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배재준의 역투였다.
시즌 네 번째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은 배재준은 이날 전날 16점을 폭발시킨 SK 타선을 막아내고 LG에 희망을 제공했다. 1회부터 3회까지 매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맞혀 잡는 피칭으로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했다. 5회 1사 후 나주환에게 볼넷, 노수광 한동민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2실점했으나 로맥 정의윤을 범타로 잡아내고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불펜 여력이 부족한 LG로서는 배재준이 좀 더 이닝을 끌어줘야 할 상황이었다. 배재준은 이런 벤치의 믿음에 부응했다. 6회를 무실점으로 막았고, 7회에도 아웃카운트 두 개를 순조롭게 잡았다. 노수광 타석 때 오지환의 실책이 아니었다면 생애 첫 퀄리티스타트를 넘어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가능한 흐름이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1㎞로 빠르지 않았지만 낙차 큰 커브(25구)가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고, 슬라이더(24구)와 투심패스트볼(22구)을 적절하게 섞으며 뛰어난 완급조절을 선보였다.
하지만 8회 LG가 무너졌다. 선두 최정의 3루 땅볼 때 양석환의 실책으로 주자가 살아 나간 것부터 조짐이 이상했다. 무사 1,2루에서 등판한 정찬헌이 김강민의 희생번트를 잡아냈고, 김성현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해 일단 2사를 만들었다. 그러나 여기서 정찬헌이 나주환에게 결정적인 3점 홈런을 얻어맞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실책이 없었다면, 혹은 정찬헌이 굳건하게 버텨 나주환을 잡아냈다면 남은 이닝에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한 LG는 5위 KIA 추격에 실패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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