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미인’ 조우리 “욕 많이 먹어..친구들도 한 대 때리고 싶다고”[Oh!커피 한 잔①]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8.09.25 11: 01

JTBC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현수아, 이 드라마에서 ‘욕’을 가장 많이 먹은 캐릭터가 아닐까.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아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여우 같은 말과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극한 현수아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내내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었다. 방송 말미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동정을 사기도 했던 현수아.
시청자들을 분노케 하기도 하고 동정심을 자극하기도 했던 현수아. 배우 조우리가 현수아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현수아 역할로 오디션을 본 게 아니었다. 화학과 친구들로 오디션을 봤는데 대본 중에 현수아 대사도 있어서 했는데 감독님이 좋게 보셨는지 오디션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다시 보자고 연락이 와서 자동차를 돌려서 다시 감독님과 미팅했다. 사실 그때는 나를 왜 캐스팅했는지 몰랐는데 나중에 감독님한테 물어보니 내가 수아를 하면 좀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평소 저의 밝은 모습이 수아를 연기할 때 보인다면 시청자들이 수아를 봤을 때 수아가 나쁜 의도가 있어서 그렇게 행동한 게 아니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을 보고 캐스팅했다고 했다.”
조우리는 극 중 ‘모태 자연 미인’, ‘화학과 18학번 여신’으로 불리며 예쁘고 사랑스러운 외모로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지만 그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어 위선적으로 행동하는 현수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신인 배우지만 악역이 부담됐었을 터. 하지만 조우리는 이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고.
“원작 웹툰을 봤는데 현수아만의 서사가 있지 않나. 그래서 나중에 현수아의 서사가 잘 그려지면 현수아를 어느 정도 이해해주지 않겠냐는 생각에 두려움은 없었다. 내가 열심히 연기해서 시청자들이 더 많이 몰입해주면 그게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극 중 현수아는 선배의 남자친구에게 호감이 있는 척했다가 냉정하게 태도를 바꾸고 좋아하지도 않는 경석(차은우 분)에게 관심 있는 척하는가 하면 미래(임수향 분)가 사람들에게 사랑받자 이를 질투, 미래를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게 하는 등 얄미운 짓을 골라 했다.
현수아는 실제 시청자들이 학창시절 또는 사회생활을 하며 한 번쯤은 겪어봤던 캐릭터라 시청자들은 현수아를 보며 분노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현수아 캐릭터뿐 아니라 조우리에게까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나는 원작 웹툰에서 수아를 보면서 분노했던 팬 중 한 명이다. 그런 반응은 예상했는데 나에 대한 욕도 있더라. 아무래도 드라마에 몰입하다 보니 나도 밉게 느껴져서 그런 것 같다. 댓글을 봤는데 나를 향한 욕도 있고 개인 SNS에도 센 말들이 왔었다. 그래서 댓글을 보지 말고 열심히 연기하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드라마가 잘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우리는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제작발표회 당시 자신과 외모에 신경 쓰는 현수아가 다르다고 밝힌 바 있는데 가족과 지인들도 조우리가 현수아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고.
“현수아 캐릭터를 맡게 됐을 때 친구들이 아주 흥미로워했고 부모님은 내가 악역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나도 악역이 처음이라 걱정이 됐는데 막상 방송하고 나니까 친구들이 ‘너 한 대 때리고 싶더라’라고 해서 좋았다. 지인들도 그만큼 몰입할 수 있었던 거니까 좋더라. 사실 아는 사람이 드라마에 나오면 집중을 못 하는데 그렇지 않더라. ‘이번에는 나 잘하고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우’ 같은 현수아 캐릭터 때문에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조우리의 어머니는 딸이 혹시라도 나쁜 소리를 들을까 대중교통도 타고 다니지 말라고 했었다고 하고 편의점에서도 웃픈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전했다.
“내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어머니가 댓글을 보고 걱정이 됐는지 대중교통은 타고 다니지 말라고 했다. 드라마가 인기가 많아서 많은 분이 드라마를 볼 거라는 생각에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 날 집 앞에 평소처럼 편하게 모자 쓰고 갔는데 어디선가 ‘내가 선배님 왕팬이잖아요’라고 하는 내 목소리가 들렸다. 계산대에 음료수를 올려놨는데 아르바이트생이 휴대폰으로 우리 드라마를 다시보기로 보고 있더라. 그런데 그 대사가 끝나자마자 욕을 했다. 내가 바로 앞에 있었는데 다행히 나를 못 알아봤다. 몰입을 깨면 안 된다는 생각에 모자를 더 푹 눌러쓰고 나왔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종방연에서는 최수영 작가가 조우리를 안아줬다고. “작가님이 멘탈 괜찮냐면서 안아줬다. 오히려 주변에서 더 걱정하고 작가님이 걱정해줬다. 찬우 선배 역을 맡았던 오희준도 현장에서 만나면 ‘수아 힘내’라고 했다. 기분이 이상하더라. ‘나한테 왜 힘내라고 하는 거지?’라고 생각했는데 찬우 선배도 욕을 많이 먹었더라.” /kangsj@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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