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션샤인' 윤주만 "다크? 실제론 밝아..유죠언니라고 부른다"[Oh!커피 한 잔①]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09.25 15: 58

"'미스터션샤인' 여전히 먹먹해요"
김은숙 작가는 한 번 꽂힌 배우는 자신의 작품에 믿고 쓴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션샤인'에 연달아 출연한 김병철, '신사의 품격', '태양의 후예', '미스터션샤인'에서 얄미운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박아인을 비롯해 조우진, 지승현 등이 주인공. 
또 한 명 김은숙 사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우가 바로 윤주만이다. '시크릿 가든'을 시작으로 '신사의 품격'에선 거래처 갑질에 맞았던 장동건의 부하 직원으로, '도깨비'에선 허당스러운 사채업자로 눈도장을 찍었던 그가 '미스터션샤인'으로 인생작을 경신했다. 

tvN 토일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에서 윤주만은 구동매(유연석 분)의 충직한 오른팔이자 무신회의 낭인 유죠 역을 맡았다. '유조'가 아닌 '유죠'라고 자신의 SNS 대문글에 강조할 정도로 이 캐릭터는 그에게 결혼과 함께 찾아온 인생 최고의 선물이었다.  
추석 연휴 전 마포구 합정동 OSEN 사옥에서 윤주만을 만났다. 올블랙 패션에 수염까지 자르지 않아 유죠처럼 다크포스가 철철 넘쳤지만 인간 윤주만은 더할 나위 없이 유쾌했다. 종영을 2회 앞둔 '미스터션샤인'과 유죠 캐릭터에 대해 그와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제 인생작이 '미스터션샤인'입니다"
유죠는 구동매처럼 조선인이지만 일본으로 건너가 낭인이 된 인물이다. 처음엔 이름도 없는 낭인1이었지만 윤주만은 자신의 묵직한 카리스마를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내 김은숙 작가로부터 유죠라는 이름을 얻었다. '도깨비'에 이어 '미스터션샤인'까지 이응복 감독과 김은숙 작가는 윤주만을 무한 신뢰하고 있다. 
"1년 가까이 촬영에 몰입했는데 작품이 끝나가니까 굉장히 허전하고 먹먹해요. 이 공백을 다른 걸로 채우기 힘들 것 같네요. 사실 작품 모두 감사했지만 제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품은 '시크릿 가든'이었는데 이젠 완전히 '미스터션샤인'으로 바뀌었죠. 배우들, 스태프들과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거든요."
"일본 사무라이 역이라서 악역이라기보다는 일본어 대사에 대한 부담이 컸어요. 잘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압박감이었죠. 다만 유죠를 묵직하고 충직하게 그리고 싶었어요. 저음에 허스키한 목소리로 톤을 잡은 이유고요. 다행히 일본어 대사가 많지 않았는데 오히려 표정으로 감정연기하는 게 더 힘들었답니다. 일부러 다른 사람 말에 흔들리지 않는, 한 곳만 응시하는 유죠로 연기했어요."
◆"구동매를 배신하는 일은 절대!"
유죠는 무신회를 위해 일본인들의 총 앞에서 맞서거나 구동매가 오야붕에게 맞서지 않도록 그를 막아서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충성심이 넘쳤다. 하지만 사실 시청자들은 그가 구동매의 곁에 가장 가까이 있기에 혹시나 배신할까 초반엔 노심초사했다. 윤주만의 존재감이 이 정도였다. 
"대본이 나오기 전까지 현장에서도 유죠가 배신하는 캐릭터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어요. 하지만 저는 처음부터 유죠는 배신할 캐릭터가 절대 아니라고 잡았죠. 충성하는 이유가 밝혀진 건 없지만 저 스스로 유죠는 구동매에게 목숨을 받쳤다고 생각햇거든요. 제가 사랑 받은 이유도 충직함 때문인 것 같아요. '아닌가?', '혹시' 하다가도 끝까지 구동매에게 충성을 다하니까 시청자분들이 예뻐해 주신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명장면은 구동매가 애신(김태리 분)에게 따귀를 맞고나서 유죠와 함께 걸어가며 웃었을 때예요. 두 사람이 단순한 상하관계가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고 봐요. 유죠로서는 따귀를 맞고서도 자신이 살길 바란다는 애신의 말에 좋아하는 구동매가 속상하고 애잔했던 거죠. 짧지만 전 참 좋았던 신이예요." 
◆"김희성 캐릭터도 살짝 탐나네요"
무거운 스토리에 덥고 추운 날씨 속 고생의 연속이었지만 현장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윤주만은 자랑했다. 특히 그는 같은 날 OSEN과 인터뷰 차 내방한 김남희에 대해 "이름이 타카시라 현장에선 까시라고 불렀다"며 버선발로 달려가 뜨겁게 포옹했다. 둘은 '미스터 션샤인'의 행복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했다. 
"다른 캐릭터를 선택한다면요? 김희성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아픔을 가졌지만 능글맞으면서 참 매력적이잖아요. 사실 제 실제 성격은 유죠랑 정반대예요. 원래는 밝은 사람이거든요. 현장에서도 제가 머리가 기니까 유죠 언니라고 불렸어요. 더워서 핀을 꼽고 머리를 올리고 있으면 다들 유죠 언니라고 부르며 허물없이 잘 지냈죠."
"스즈키가 제게 총구를 들이대는 신에서 컷이 끝났는데 다들 웃더라고요. 제 이마에 총구 자국이 남은 거죠(웃음). 다들 지칠 법도 한데 촬영장엔 늘 웃음과 파이팅이 넘쳤어요. 현장에서 가장 많이 한 말이 '이쿠죠!'였고요. 슛 들어가기 전 다 같이 '가자!'를 외치며 파이팅한 거죠.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환상의 팀워크였기에 '미스터 션샤인'이 잘 안 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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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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