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 “10년차 배우? ‘도전의 연속’은 매한가지” [Oh!커피 한 잔②]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9.24 14: 45

올해 데뷔 10년차를 맞은 배우 박성훈. 영화 ‘곤지암’과 ‘상류사회’에 이어,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의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등 2018년을 ‘다작’으로 채우는 중이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서 장고래 역으로 출연 중인 박성훈은 올해 유독 다작을 했다. 드라마 ‘흑기사’로 2018년을 열었고, 드라마 ‘리치맨’, KBS 2TV 단막극 ‘드라마스페셜-나의 흑역사 오답노트’에 이어 ‘하나뿐인 내편’에 출연하며 브라운관을 누볐다. 그와 동시에 영화 ‘곤지암’, ‘상류사회’를 통해 임팩트 있는 연기를 펼쳤다. 
“작년부터 조금씩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연기하는 것 자체가 정말 좋다. 쉬지 않고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이 난다. 간혹 안 지치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있는데 재미있어서 지칠 틈이 없다. 연기할 기회가 없어 힘들었던 과거를 생각하면, 지금은 축복이다. 저는 지금보다 더 많이 연기하고 싶다.”

2008년 영화 ‘쌍화점’을 통해 데뷔한 박성훈은 올해로 데뷔 10년차 배우가 됐다. 10년이나 연기했는데 아직도 이렇게나 목 말라하는 것을 보면 연기 열정만큼은 신인에 뒤처지지 않는 배우다. 10년이라는 숫자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고 묻자, 박성훈은 “물론 부담스럽다. 하지만 달라진 건 많지 않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전에는 ‘10년차 배우’ 이런 단어를 보면 저 멀리로만 느껴졌는데 내가 10년차가 되니 별일 없다.(웃음) 뒤돌아보면 참 열심히 했고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막상 10년차가 되니 별 거 없구나 싶은 거다. 그런 이치로 20년차도 별 거 없지 않을까 싶다. ‘하나뿐인 내편’ 최수종 선배님이 ‘나도 드라마를 처음 시작할 때의 긴장감과 두려움은 똑같으니 함께 잘 헤쳐 나가보자’는 말씀을 하셨다. 어렸을 때에는 선배님들이 그런 말을 해도 ‘에이’하며 안 믿었는데, 지금은 조금은 이해가 된다. ‘저렇게 연차가 쌓여도 도전의 연속이라는 건 매한가지겠구나’하는 생각을 한다.”
박성훈에게 10년 뒤의 자신은 어떨 것 같냐 물으니, “어떻게 되고 싶다고 규정짓기보단 어느덧 10년을 맞은 것처럼 그렇게 20년을 맞게 될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만, 좋은 배우로, 권위적이지 않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운이 좋게 정말 좋은 선배님들만 만났다”는 박성훈은 자신이 겪은 선배들처럼, 후배들에게 ‘편한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내 나이가 ‘껴있는 나이’이긴 하다. 그렇다고 내가 가교 역할을 할 만큼 나서지는 못하는 스타일이다. 그저 ‘경계를 스리슬쩍 허물어주는’ 정도다.(웃음) 가장 닮고싶은 선배로는 권해효 선배님을 꼽고 싶다. 어릴 적부터 동경하던 배우였고, 실제로 뵈니 성품이 너무나 훌륭하다. ‘워너비 선배상’이었다. 항상 친구처럼 대해주시고, 긍정적이시고, 좋은 대화 나누기를 좋아하신다. 정말 멋있는 분이다. 닮고 싶은 선배다.”
박성훈에게 데뷔작 ‘쌍화점’의 추억을 물었다. 건룡위 중 한 명의 군사로 단역 출연을 한 박성훈은 “그 때가 막 대학교를 졸업하고, 극단에 소속돼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며 연기를 할 때였다”고 회상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건룡위로 출연한 배우들과 그들의 가족을 위해 한 관에 마련된 시사회 현장이었다고. “내가 점으로 나올 건 알지만 처음으로 발을 담은 상업영화이니 얼마나 두근거렸겠느냐”며 그 당시의 떨림을 전했다.
“건룡위 풀샷이 나올 때 마다 일제히 화면으로 향하는 손가락들. ‘저기다’라며 바삐 아들을 찾는 부모님들, 가족들의 그 손가락이 되게 웃기면서도 슬프더라. 참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우리 부모님도 그 중 하나였다. 그 때와 가장 달라진 건, 부모님의 대우이기도 하다.(웃음) 그 때는 걱정하는 마음이 정말 컸는데, 지금은 ‘내 아들의 직업이 배우가 됐구나’라고 인정을 해주신다. 아직도 걱정은 많으시지만, 진로의 걱정은 덜어드린 것 같아 기분은 좋다.”
10년이 지나며, 조금씩 아는 사람도 생기고, 현장을 알아가다보니 “그 때보다 어쨌든 나아져있다”며 웃음을 짓는 박성훈. “경험 앞에는 장사없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쌓은 경험 만큼 성장한다고 믿는다는 박성훈은, 성장하고 싶기에 더 목말라했다.
“그 전에는 영상인터뷰 같은 걸 할 때 마다 ‘배우 박성훈입니다’라고 인사를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요즘 나도 모르게 ‘배우 박성훈입니다’를 한 것 같다. 어느 순간 뱉어놓고 ‘내가 배우 박성훈이라고 했네’라며 신기해한 적이 몇 번 있다.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그래도 이제는 배우로 나 자신을 소개하는 게 창피하지는 않았나보다 싶다.”/ yjh0304@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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