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 "예비신부 덕분에 사람 되고 '미션' 덕분에 팔자 고쳐" [Oh!커피 한 잔②]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8.09.24 15: 59

(인터뷰①에 이어)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에는 주연만큼 주목받는 악역들이 존재했다. 그들이 있었기에 구한말 조선의 상황이 더욱 현실감 있게 그려졌다는 평. 그중에서도 "조선의 민족성을 말살해야 한다"는 대사로 '악역 끝판왕'에 오른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일본인 간부 모리 타카시를 연기한 배우 김남희가 그 주인공이다. 
"'악역 끝판왕'이요? 제 연기를 그렇게 봐주셨다니 정말 감사해요. 개인적으로 모리 타카시의 악행으로 이 드라마가 마무리됐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도 해봤지만 작가님이 그리신 큰 그림을 알고 있기에 그거에 대해 욕심을 부린 적은 없어요. 그래도 제가 죽는 신을 B팀 감독님께서 원 없이, 후회 없이 찍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그래도 모리 타카시를 '악역 끝판왕'으로 생각해 주신다면 '조선의 민족성을 말살해야 한다'는 대사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명장면이기도 하죠. 그 대사를 보고 김은숙 작가님께 '대사를 정말 잘 써주셨다'라고 감사 인사를 드렸어요. 그 정도의 긴 독백이 이번 드라마에 없었거든요. 좋은 작가님은 그런 힘을 지니고 계세요. 배우가 대본을 한 번만 봐도 목에 붙는 느낌이 들게 하시죠. 그 대사가 특히 그랬어요. 그 대사 안에 모리 타카시의 모든 의지와 정신, 앞으로의 가야 할 길 등이 담겨 있었죠. 캐릭터 분석에 가장 참고가 됐던 대사라 애착 있게 생각해요."

그런가 하면 김남희는 극 중 가장 많은 연기 호흡을 맞춘 유진 초이 역의 이병헌과 '도깨비'에 이어 '미스터 션샤인'으로 함께한 김은숙 작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이병헌 선배님은 연기적으로 워낙 유명하시잖아요. 칭찬을 하면 진부할 정도로요.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저는 그분이 연기하시는 자세에 굉장히 놀랐어요. 한 신을 만들기 위해 쏟는 열정이 엄청나시더라고요. 제 단독샷을 찍을 때 선배님은 대사만 맞춰주시면 됐는데도 온 마음으로 연기를 하시고 계셨죠. 자신의 연기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신 전체를 생각하신 거예요. 단역 배우들이 대사를 해도 항상 오셔서 똑같이 100% 다 해주시는 분이에요." 
"제가 쫑파티 때 김은숙 작가님께 농담식으로 '앞으로 작가님 작품 아니면 드라마 안 하겠다'고 했더니 작가님께서 '나한테 너 책임지라고? 다른 거 해도 돼"라며 말씀을 아끼시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작가님 작품에 세 번째로 등장하면 '김은숙의 페르소나'라는 수식어에 조금은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어요. 제 바람일 뿐이죠. 그때 작가님께 '제 팔자를 고치셨다'고 감사 인사를 드렸어요."
이 같은 김남희의 말처럼, '미스터 션샤인'은 그에게 더할 나위 없는 인생작이 됐다. 오랜 무명생활을 청산해준 것은 물론 드라마 종영과 맞물려 결혼식까지 올리게 됐기 때문. 앞서 김남희는 일반인 여자친구와 오는 29일 비공개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전해 축하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오랜 시간 자신의 곁을 지켜준 예비신부와 장인 장모, 그리고 부모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제가 캐릭터를 준비하고 만들 때 좀 많이 예민해져요. 히스테리를 부릴 정도죠. 그걸 옆에서 잘 도와준 와이프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고마워요. 절 사람 만들어준 게 와이프죠. 이번 작품으로 장인 장모님께 처음으로 떳떳할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하고요. 또 제가 배우 생활을 하는 동안 경제적으로 단 한 번도 압박을 주신 적 없는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이처럼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일과 사랑을 동시에 거머쥔 모습으로 배우 인생 2막을 시작하게 된 김남희. 끝으로 그는 제작진과 애청자들에게 한가위 인사를 전하며 이날 OSEN과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추석 때 '미스터 션샤인' 특집 방송을 할 텐데 가족분들끼리 오손도손 모여 타카시 욕을 하시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좋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최종회도 꼭 본방사수 부탁드리고요. 무엇보다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 같은 무명 배우를 믿음 하나로 선택해주신 작가님과 감독님, 또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서 앞으로 더 연기에 집중하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한편 '미스터 션샤인' 23회 및 최종회는 각각 오는 29일과 30일 밤 9시 방송된다. / nahee@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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