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완벽주의" ‘대화의 희열’ 우리가 몰랐던 지코 [어저께TV]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8.09.23 06: 46

가수 지코는 우리가 알던 것보다 훨씬 다른 사람이었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에서는 세 번째 게스트로 가수 지코가 출연했다.
지코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들은 대부분 세다, 강하다, 독특하다 등 범상치 않은 것들이지만 이날 ‘대화의 희열’에서 본 지코는 일반적으로 대중이 가지고 있는 래퍼에 대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지코는 어른들이랑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하냐는 질문에 “좋아한다. 일단 대화 자체를 좋아한다. 전 정말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한다”며 “많은 분들이 제가 유별날 것 같고 사는 방식도 특이할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데 아니다”라고 밝혔다.
소비하는 곳도 별로 없고 취미도 없다는 그는 힙합하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뽐내는 머니 스웩에도 흥미가 없다고 전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대신 지코가 빠져있는 것은 오직 음악. 특히 예전 음악들을 많이 듣는다는 그는 “앞으로 가면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뒤를 돌아서 제가 태어나기 전에 나왔던 음악들 찾아듣기 시작했다. 이미 존재한 것들이지만 너무 다채로웠다”며 LP를 듣는 것에 대해서도 “고사양의 해상도로 듣는 것과 너무 다르다. 음악을 듣는 것을 음료 마시는 것에 비유한다면 LP는 차를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에서 만큼은 완벽주의자인 그는 힘들지는 않냐는 말에 “운동이랑 비슷한 거 같다. 정말 힘들 때 ‘마지막 한 번 더’ 하는데 그 때 찰나에 버텨내면 근육이 생긴다. 그것과 비슷하다. 지금 귀찮더라도 발전된 상태가 기본이 될 거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다. 번거로움이 주는 이점을 지혜롭게 사용한 것 같다”고 답했다.
강원국 작가가 말한 ‘인정 투쟁’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 지코는 “‘날 좀 봐줘. 나 이만큼 한다고. 더 보여줄게’하면서 더 쏟아낸 거다. 그렇게 모든 것을 쏟아내고 나니까 내 가사 안에서 강하게 직설적이게 표현을 했는데 내가 그 정도가 되는 사람인가를 스스로 생각해보게 되더라. 나는 그렇게 강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방어 기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이제 안에 있는 저를 살피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그 일환으로 지코는 일어나서 아침밥을 거르지 않고 영양제를 챙겨 먹기 시작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제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진 지코는 자기만의 주관이 뚜렷하고 생각도 깊은 20대 청년이었다. 매 순간 발전하려 노력하는 지코가 앞으로 보여줄 음악세계는 무엇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mk3244@osen.co.kr
[사진] '대화의 희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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