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창욱·강하늘·성규의 힘"..'신흥무관학교'가 남긴 깊은 울림[Oh!쎈 리뷰]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8.09.21 11: 59

지창욱, 강하늘, 인피니트 성규가 뮤지컬로 뭉쳤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하다 싶을 정도로 눈길이 쏠리는 캐스팅이다. 제70주년 국군의 날 기념작인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연예인이 아닌 군인으로 무대에 오른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청년들의 평범하지만 고귀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안긴다. 
'신흥무관학교'는 항일 독립 전쟁의 선봉에 섰던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격변하는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치열한 삶을 담아낸 창작 뮤지컬이다. 1907년부터 1920년까지, 경술국치 전후 역사적 흐름과 궤를 같이 하며 혼란과 격변의 시대 한복판에 서 있었던 인물들의 삶을 다룬다. 
특히 일제에 항거하고 백성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건립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평범한 청년들의 이야기가 역동적으로 펼쳐져 뭉클한 여운을 남긴다. 중심 인물은 경술국치에 자결한 유생의 아들이자 신흥무관학교 학생 동규(지창욱 분), 이회영이 거둬 키운 신흥무관학교 학생 팔도(강하늘 분), 일본육사 출신인 독립운동가이자 신릉무관학교 교관 지청천(성규 분)이다. 

세 사람은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라 성장 배경이나 지식 수준 등 참 많은 것이 다르다. 하지만 조국의 독립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맥을 같이 한다. 비록 중반부 동규의 비밀이 밝히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는 하지만. 이들이 신흥무관학교에서 보여준 깊은 우정과 조국애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깊이 있는 울림을 전한다. 
신흥무관학교의 설림과 독립 운동 등이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에 더욱 뭉클하게 다가오는 것이 많다.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 역시 큰 사명감을 가지고 작품에 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작품하면서 가장 어려운 캐릭터를 만났다"고 밝힌 바 있는 지창욱은 내적 갈등이 많은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 지청천이라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고 있는 성규는 "매번 항상 뭉클함을 느끼고 있다. 연습할 때부터 생애를 찾아보고 글을 많이 읽어봤다. 대한독립을 위해 엄청난 결의를 가지고 독립에 앞장서셨는데 공연하고 연습할 때 굉장히 뭉클하고 어떻게 그분의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작품에 임하는 남다른 마음가짐을 전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를 위트있게 바꿔주는 역할을 해내고 있는 팔도 역의 강하늘은 "대본을 받았을 때 가장 좋았던 점이 단순히 무겁기만 한 게 아니라 위트도 있고 재밌는 요소가 많아서 이렇게도 다가갈 수 있구나 생각했다. 역사적 사실만 담은 암울한 느낌이 아니라 그 안에 담을 수 있는 그들만의 재미와 위트가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극 전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바로 동규와 팔도의 우정이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상처를 간직한 시인 지망생 동규, 생년월일도 출신도 모르지만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하고 해맑은 팔도가 진짜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 여기에 나팔(이태은 분)과 소학교 학생 혜란(신혜지 분)까지 합류해 평생의 우정을 약속하는 모습은 수많은 아픔을 잊게 할 정도로 순수해 기분 좋은 웃음을 짓게 했다. 이는 앞으로 펼쳐질 비극적인 상황 속 또 다른 슬픔이면서 한 줄기 희망으로 자리한다. 
입대 전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한 바 있는 지창욱, 강하늘, 성규는 '신흥무관학교'에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다른 배우들 역시 가슴 절절한 넘버부터 무술을 접목한 절도 넘치는 안무 무까지, 유기적인 합을 맞추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표 넘버인 '죽어도 죽지 않는다'는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한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는 매개체가 되어 관객들의 마음을 뜨겁게 울린다는 평가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오는 2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되며,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전국투어로 이어질 계획이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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