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정유미, 한국여성의 차별적 삶 그린다[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9.12 15: 01

 배우 정유미가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내년 상반기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전작 ‘염력’(감독 연상호, 2018) 이후 1년여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혼란과 좌절 속에서 살아온 김지영을 표현할 정유미의 얼굴이 어떤 모습일지, 그녀가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은 결혼해 딸을 두고 있는 서른네 살 김지영이 어느 날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이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댁 식구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친정 엄마로 빙의해 이상한 말들을 뱉어 내는가 하면, 대학시절 남편의 전 여자친구으로 빙의해 그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초반부터 흥미진진한 전개로 몰입도를 높인 이 소설은 한국 여성들의 보편적인 삶을 재현해 100만 부 이상이 판매됐다.

김지영을 이상하게 여긴 남편은 아내에게 정신과 상담을 제안하고, 그녀는 정기적으로 의사를 찾아가 자신의 삶을 털어놓는다. 소설은 김지영의 이야기를 들은 담당 의사가 그녀의 인생을 재구성해 기록한 리포트 형식으로 그려진다. 리포트에 기록된 김지영의 기억은 여성이라는 젠더적 기준으로 선별된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여성이 사회 제도, 관념, 선입견, 편견에 의해 억압되고 있는 현실을 담담하게 풀어냈는데, 이로 인해 여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 메시지로 뒀다고 말할 수 있다. 제도적 차별이 사라진 시대에도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남녀 차별적 요소가 작동하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김지영이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미처 못다 한 말들을 밝히는 방식은 여성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정유미는 누구에게도 대입시킬 수 있을 만큼 평범하지만, 한편으로는 결코 평범하다고 치부할 수 없는 삶을 살아온 김지영을 연기한다.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예능까지 섭렵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정유미가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을 살려 김지영이라는 인물을 맛깔나게 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떤 인물이든 자신만의 방식으로 매력적인 컬러링을 해온 배우이기에 이번 작품 속 캐릭터 또한 기대 이상으로 소화해낼 것으로 보인다.
‘82년생 김지영’의 연출은 단편영화 ‘자유연기’로 2018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 경쟁부문 작품상, 2018년 미장센 단편 영화제 관객상,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상, 연기상 등 올해 각종 영화제를 휩쓸며 가장 뜨거운 신인 감독으로 떠오른 김도영 감독이 맡는다.
한편 김 감독은 최근 개봉한 영화 ‘살아남은 아이’(감독 신동석)에서 준영 엄마 역을 맡아 출연하기도 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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