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가 보여준 숙제...벤투호, 압박에 대처하라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9.12 06: 01

벤투호가 칠레의 전방 압박에 고전했다. 앞으로 대처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7위)은 11일 밤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A매치 평가전서 남미의 강호 칠레(12위)와 0-0으로 비겼다.
앞서 한국은 지난 2008년 1월 30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평가전을 가진 바 있다. 당시 허정무호는 칠레와 평가전에서 0-1로 패배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경기서도 한국은 아쉽게 복수극에 실패하며, 역대 상대전적에서 1무 1패를 기록하게 됐다. 칠레전이 한국 축구에 남긴 화두는 '전방 압박'에 대한 대처였다.
벤투 감독은 칠레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강력한 상대 앞에서도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다"면서 "수비는 최전방부터, 공격은 최후방부터 조직적으로 해야 한다. 경기를 지배하며 최대한 상대에게 적은 기회를 내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코스타리카와 달리 칠레는 차원이 다른 압박과 왕성한 활동량을 통해 한국을 괴롭혔다. 칠레에선 나란히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한 아르투로 비달(FC 바르셀로나, A매치 101경기)과 게리 메델(베식타시, A매치 112경기)이 돋보였다. 
비달과 메델을 중심으로 칠레는 전반 내내 강도 높은 압박을 이어갔다. 메델이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가며 포백과 스리백으로 자유자재로 포메이션을 전환했다. 전반 김진현이나 다른 수비수들은 칠레의 압박에 여러 차레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우리가 가진 철학과 원하는 스타일을 실험했다. 항상 팀에는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언제든지 있다고 생각한다"며 "후반엔 전술을 수정했다. 상대가 전반에 보여준 압박 능력 때문에 바꿨다. 칠레가 전반에 보인 모습에 따라 후반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전략을 수정했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날 칠레의 거친 압박에 고전한 김진현은 "코스타리카보다 칠레의 압박이 더 강했다. 순간순간 강약을 조절했다. 내가 조금 더 신경을 써가면서 압박에 대처했어야 한다. 미숙했다. 내가 상대 압박에 더 빨리 대처하고 심플하게 경기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진현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도 칠레 압박에 수차례 위기를 연출했다. 경기 막판 아찔한 상황을 연출한 장현수는 "후방 빌드업이 코스타리카엔 통했지만 칠레를 상대로는 전방 압박을 강하게 해서 안됐다. 조금 아쉽지만 이런 팀을 상대로 어떻게 빌드업을 할지 보완하면 잘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칠레전에서 한국은 전방 압박이 강한 팀을 상대로 적응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현대 축구는 압박과 대처법에 대한 전쟁이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이기 위해서는 경기 내내 전방 압박을을 하는 팀을 상대로도 이겨낼 수 있었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첫 2경기서 한국은 1승 1무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지금은 벤투 감독의 스타일을 입혀가는 과정이다. 과연 칠레전을 계기로 강한 전방 압박을 시도하는 팀에 대한 대처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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