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지성까지"..'명당'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의 핏빛 암투극(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9.11 18: 31

 부귀영화를 좇기 위해 격렬하게 벌어지는 암투극이 올 추석 스크린을 찾아온다.
역학 3부작의 완결판인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천재 지관들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의 기운을 받은 명당을 차지하려는 양반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앞서 얼굴 생김새를 통해 앞날을 내다보는 관상가가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는 이야기를 그린 ‘관상’(2013), 사람의 생년월일에 따라 타고난 운명과 남녀의 합을 판단하는 ‘궁합’(2018)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명당’은 풍수지리설에 따라 이름 난 명당을 이용해 조상들의 묏자리를 쓰고, 조상의 은덕을 통해 왕권을 탐하려 하는 이야기가 손에 땀을 쥘 만큼 긴장감 있게 그려졌다. 좋은 땅을 통해 개인의 이익을 얻고 더불어 나라의 운명까지 바꾸려는 사람들의 갈등과 암투가 ‘땅’이라는 소재와 더해지며 거대한 서사극으로 탄생했다.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명당’(감독 박희곤, 제공배급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작 주피터필름)의 언론배급시사회기 진행돼 이달 19일 개봉을 앞두고 언론에 첫 공개됐다.
이날 언론시사회에는 박재상 역의 조승우, 흥선 역의 지성, 김좌근 역의 백윤식, 김병기 역의 김성균, 구용식 역의 유재명, 헌종 역의 이원근 등의 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박희곤 감독님이 참석했다.
연출을 맡은 박희곤 감독은 “흥선대원군과 박재상의 만남을 잘 결합시켜보자는 생각을 했다. 역사적 인물을 기반으로 했지만, 두 사람이 만났다는 지점은 가공된 것”이라며 “사실을 시나리오로 가져와 픽션으로 만들었다. 영화를 만들면서 사실을 사실 그대로 보여줄지, 알려지지 않은 것을 가공해 새롭게 보여줄지 많은 고민을 했다. 기존의 사극과 달리 신선함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박희곤 감독은 그간 ‘퍼펙트 게임’(2011), ‘인사동 스캔들’(2009) 등의 각본 및 연출을 맡았다.
박 감독은 명당에 얽힌 인간의 욕망과 사랑을 사극으로 풀어낸 것에 대해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가족인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의 가치관이 바뀐 거 같더라. ‘나는 저런 건물 한 채 없는데’ ‘땅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많아지면서, 땅이나 집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의식이 팽배해진 것 같다”며 “땅이 살아 있는 물체도 아니고 정작 중요한 게 아닌데 사람들이 땅에 너무 집착하는 거 같다. (돈과 명예, 권력보다)인간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말하고 싶었다”는 주제의식을 전했다.
흥선을 연기한 지성은 “저는 시나리오를 미리 봤기 때문에 내용을 알고 있었고 (같이 촬영하지 않았을 땐)다른 배우들이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는데 오늘 보니 정말 많이 배웠다”라며 “이번 작품을 통해 제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 선후배님들에게 배운 것을 토대로 다음 작품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흥선은)외적인 모습부터 감정적인 부분까지 순차적으로 표현을 했다. 후반부에서는 인물의 감정을 외적으로 드러낼 수 있도록 했다”며 “외적으로나 심적으로 저 스스로를 고생시키면서 했다”고 캐릭터를 분석하고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지성은 흥선이라는 사람을 이해하는 게 액션보다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저는 추위나 말 타기가 어려웠던 게 아니라 흥선이라는 인물을 이해하기가 가장 힘들었다. ‘이 상황에서 이 사람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을까?’ ‘어떻게 이 사람의 마음을 표현해야 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해야할까?’라는 것들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대표 명품 배우 백윤식이 장동 김씨의 중심인물로 명당을 차지해 권세를 꿈꾸는 야심가 김좌근 역을 맡아 극의 무게를 더했다. ‘관상’에서 역모를 도모하는 수양대군을 견제하고 나라를 지키려는 신하 김종서로서 카리스마와 중후함을 선보였던 백윤식은 ‘명당’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펼치며 극의 풍성함을 더한다.
박재상 역의 조승우는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고생 많이 했는데 그런 것들이 다행히 화면에 잘 나온 거 같다. 옆에 계신 선배님들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연기했다. 좋았던 시간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박재상을 연기한 것에 대해 “(박재상이)자신의 생각을 올바르게 말했을 뿐인데 그로 인해 가족을 잃고 13년간 복수의 칼날을 가는 인물이지 않나”며 “개인적 복수심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세도가에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출중한 능력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인물이지만 자신이 가진 능력을 올바른 곳에 써야한다는 것을 중요한 신념으로 여기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명당’은 19세기 이후 조선의 세도정치 시대를 배경으로 잡았다. 말 그대로 유력한 가문이 정치를 주도한 현상은 국정의 혼란과 민생의 파탄을 가져왔다. 왕을 보좌하는 양반들은 돈과 권력을 이용해 명당을 차지하고, 조상의 덕을 봐 권력과 명예를 대대손손 누리려는 부귀영화를 추구한다. 서로의 이익 추구가 부딪히니 배신과 암투가 극적으로 벌어진다.
백윤식을 비롯해 조승우, 유재명, 김성균, 지성 등의 배우들이 내공을 기반으로 자신들이 맡은 캐릭터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러닝타임 126분을 매혹시킨다./ purplish@osen.co.kr
[사진]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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