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손흥민의 겸손... "나에겐 아직 성용이 형이 리더"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9.07 23: 14

"선수 입장에서 이런 경기는 너무 재밌다. 이런 경기는 선수 모두 한 마음으로 뛰는게 보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서 이재성의 전반 33분 선제골과 남태희의 후반 33분 추가골을 통해 2-0 완승을 거뒀다.
벤투 감독은 선임 이후 첫 번째 실전 무대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게 됐다. 한국은 4년만의 맞대결서 승리하며 역대 전적에서 4승 2무3패로 앞서가게 됐다.

이날 주장 완장은 손흥민이 차고 나섰다. 그가 A대표팀서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3번째 경기였다. 특히 지금까지 대표팀의 붙박이 주장이었던 기성용이 출전한 상황에서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서 벤투호 캡틴이라는 것을 암시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손흥민은 이날도 주장다운 투지와 헌신을 보여줬다. 경기 내내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공격 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는 계속 수비에 가담하며 팀을 이끌었다.
이날 손흥민이 보여준 모습은 '박타지' 박지성을 보는 것 같았다. 자신이 주연이기 보다는 한 발 앞서서 팀을 위해 헌신하는 주장이었다. 
손흥민은 이날 페널티킥 실축으로 아쉽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으나 경기장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했다. 그가 후반 40분 이승우와 교체되어 경기장을 떠나자 경기장의 축구 팬들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벤투호에서 손흥민은 팀의 에이스면서 주장으로 역할이 높다. 진정한 의미의 주장 데뷔전서 손흥민은 박지성을 떠올리게 하는 투지와 헌신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mcadoo@osen.co.kr
손흥민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서 "내가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섰지만, 이미 내 곁엔 최고의 리더(기성용)이 있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모두 잘해줘서 고맙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월드컵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독일전을 통해 팬들의 기대를 조금이나마 살렸다. 이어 아시안게임 금메달와 한국 평가전에서 승리한 것이 좋게 작용했다. 축구 팬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월드컵 이후 선수들이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찾은 것 같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팀에 좋은 분위기가 돌아왔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 합류한 선수들도 팀에 좋은 기운을 불어 넣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날 벤투호는 빠른 템포의 축구를 이어갔다. 손흥민은 "선수 입장에서 이런 경기는 너무 재밌다. 이런 경기는 선수 모두 한 마음으로 뛰는게 보였다. 솔직히 힘들긴 했지만, 너무 재밌었다. 이런 축구를 계속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팀이 되어야 한다. 선수들이 우리가 열심히만 하면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기성용이 출전한 경기에서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손흥민은 "사실 대표팀에서 나이로만 뛰면 나는 어린 편이다. 딱 중간이다. 내가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위에 좋은 형이 많다. 내가 주장으로 나섰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기)성용이 형이 팀내 최고 리더다"고 미소를 보였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에서는 내가 맏형이다 보니 잔소리를 많이 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다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다. 그러다 보니 잔소리보다는 그냥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강조했다. 형들도 같이 생각해줬기 때문에 최고의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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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양=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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