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 '라이프 온 마스' PD "결말? 교훈 NO..정경호 행복에 대한 대답"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8.08.23 09: 39

리메이크계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았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원작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이를 넘어선 애청자까지 만들며 "원작을 뛰어넘었다"는 극찬을 받은 작품, 바로 OCN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극본 이대일/ 연출 이정효, 이하 라온마) 이야기다.
최근 호평 속에 종영한 '라온마'는 영국 BBC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미스터리 수사물이다. 국내에서는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1988년, 기억을 찾으려는 2018년 한태주(정경호 분) 형사가 1988년 강동철(박성웅 분) 형사와 만나 벌이는 복고 수사극을 그려냈으며, 배우 정경호, 박성웅, 고아성 등이 열연을 펼쳤다.
특히 '라온마'는 원작과 국내 정서를 적절히 접목시킨 탄탄한 대본, 그리고 이를 브라운관에 구현한 세심한 연출과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발휘한 배우들의 연기로 극찬을 받은 상황. 시청률이 1회 2.1%(이하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가구 전국기준)에서 최종회 5.9%로 수식 상승세를 보였을 정도다. 

이에 최근 OSEN은 또 다른 리메이크 성공작 tvN 드라마 '굿와이프'에 이어 '라온마'까지 히트시킨 이정효 PD를 만나 촬영 비하인드스토리부터 시즌2 계획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이정효 PD는 종영 소감을 묻는 질문에 기록적인 무더위 속에서도 '라온마'를 무사히 완성시킨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려 훈훈함을 자아냈다.
"사실 아직까지 얼떨떨해요. 시청자분들이 많이 '라온마'를 봐주시고 좋아해 주셨다는 게 실감이 안 나요. 정말 더운 여름이라 다들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도 그렇게 만들어진 '라온마'를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리메이크가 주는 부담감은 상당히 크다. 원작의 인기가 주는 부담감뿐만 아니라 성공사례 또한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 시어머니보다 더 깐깐하기로 소문난 원작팬들을 설득시키지 못할 경우 칭찬보다 신랄한 비판을 받기 일쑤다. 
"리메이크는 할 때마다 부담이 돼요. 내놓는 순간 가장 먼저 부정을 당하게 되어 있거든요. 그 부분은 일단 각오를 하고 있는 거고 그래도 '훼손했다고 욕만 먹지 말자'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저 자체가 워낙 원작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으로 만드니까 그런 마음이 담기면 되지 않을까 싶었죠. '저도 팬입니다'라는 마음에서 만들면 원작팬들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원작과 똑같이 찍는 신이 있어요. 포인트와 앵글을 똑같이 해서요. '라온마'는 태주가 사고를 당하고 1988년으로 처음 넘어가는 신에서 적용했어요. 약간 원작팬들을 위한 서비스 같은 느낌이랄까요? '저도 원작을 존중합니다'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전 '라온마'가 이렇게 잘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1988년도 이야기는 이미 '응답하라 1988'에서 다 보여줬다고 생각하거든요. 또 제가 '라온마'는 타임슬립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많은 분들은 타임슬립이라고 하실 것 같기도 했어요. 그래서 더 태주의 머릿속에 집중한 것 같아요. 그걸 이렇게 재밌게 봐주실 줄 생각도 못했어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신 이유를 꼽자면 아마 '라온마' 특유의 밝은 분위기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방향성을 진지한 수사물이 아닌, 코믹한 수사물로 잡은 게 도움이 됐죠. 이런 코믹함에 대해 드라마 제작 초반엔 '정말 이렇게까지 할 거야?'라고 많이들 의아해하셨거든요. 그럼에도 이 분위기를 밀어붙인 게 참 적절하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사실 저도 약간은 의심을 했어요. 하지만 당시에도 '피해자를 대할 때와 범인을 잡을 때만 코믹하지 말자', '그때만은 진정성 있게 하자'가 명확했죠. 그래서 그렇게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배우분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따라와 주셨고요."
그런가 하면 이정효 PD는 함께 '라온마'를 완성시킨 배우들을 한 명 한 명 언급하며 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지난 5개월 동안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그는 "'라온마'를 다 끝내고 아쉬운 점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해볼 만큼 다 해봤다. 진짜 열심히 만들었다"고 답하면서도 "스태프들을 고생시킨 게 가장 아쉽다"고 덧붙여 뭉클함을 안겼다.
"정말 열심히 했어요. 다 같이 고생했지만 그만큼 많은 분들이 봐주신 게 그런 노력에 대한 보답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드라마는 절대로 연출 혼자 만들 수 없어요. 배우만으로도 안 되고요. 모두의 노력이 합해져야 좋은 드라마 한 편이 나오는 거라 인터뷰는 제가 지금 하고 있을지라도 이에 대한 공은 모두에게 돌아가야 하는 것 같아요. 저로선 '제가 '라온마'를 했다'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된 게 가장 좋은 점이 아닐까 싶어요."
이 외에도 한태주와 윤나영(고아성 분)의 러브라인, 마지막 결말과 시즌2에 대한 생각 등을 말하며 '라온마'를 향한 궁금증을 모두 해소시켜준 이정효 PD. 끝으로 그에게 '라온마'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과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물었다. 
"러브라인은 '이만큼만 하자'라고 처음부터 합의를 했어요. 고아성 씨도 그게 너무 좋다고 하셨고요. 결말은 어떤 교훈을 주자는 의미는 아니에요. 처음부터 원작과 같이 가려고 했고 걱정도 됐지만 많은 분들이 태주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거에 공감해주시고 만족해주셔서 다행이었죠. 태주로서는 행복하기 위해서 그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라온마'의 결말은 어떤 교훈이라기 보다 태주에 대한 대답과 메시지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원작 '라온마'가 시즌2까지 나온 상태고 저희는 그 내용을 16회에 다 녹여냈어요. 원작의 내용을 다 한 셈이죠. 저희가 시즌2를 하려면 원작의 이야기가 시작돼야 하는데 아직 시즌3가 안 나왔어요. 그래도 언젠가 원작의 이야기가 더 나온다면 그땐 시즌2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다시 또 함께 일하고 싶어요."
"시즌2를 하려면 복잡한 일들을 거쳐야 하기에 제가 약속은 못 드리지만, 그래도 이 배우들과 다른 작품이라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많이 봐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더위에 고생해주신 김승호 감독님께 가장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감독님이 올해 환갑이셔서 박성웅 씨가 포상휴가를 가면 환갑잔치를 해드려야 한다고 하셨어요.(웃음)" / nahee@osen.co.kr
[사진] CJ ENM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