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개선 필요 분명해”...‘숨바꼭질’이 마주한 ‘주68시간 근무’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8.22 17: 14

새 드라마 ‘숨바꼭질’이 과로 근무 지적에 대해 개선 의지를 분명히 하고, 꾸준히 근무 환경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약속을 했다.
최근 ‘주 52시간 근로제도’가 방송가에서는 최고의 화두다. 밤샘 촬영이 부지기수인 드라마 현장에서 새 근로제도가 완벽하게 적용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 하지만 ‘근무 환경 개선’이란 맥락에서 새 근로 기준이 생겨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방송가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이제 막 촬영을 시작한 드라마 ‘숨바꼭질’ 또한 이런 방송가의 현실 속에서 작품 퀄리티와 스태프들의 근무 환경 개선 사이의 최대 접점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지난 21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는 공식 SNS를 통해 MBC 새 주말드라마 ‘숨바꼭질’이 휩싸인 과로 근무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한빛센터에 따르면, ‘숨바꼭질’이 이틀 동안 40시간이 넘는 촬영이 진행될 만큼 무리한 촬영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고, 한빛센터 측은 MBC 드라마 관계자와 ‘숨바꼭질’ CP와 면담을 진행했다.
한빛센터는 이날 “MBC는 제보 사실을 인정하였고, 즉시 스태프들의 인권보호와 제작환경 개선 조치들을 약속했다”며 MBC 측이 주 68시간 근무시간 제한 준수, 촬영 종료 후 이동시간 제외하고 최소 7시간 휴식 보장 등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인원 충원(20명)해서 A팀, B팀으로 완전히 나누고, 불가피한 이유로 근무시간을 지키지 못할 경우 전체 스태프의 동의를 얻고 진행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22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 MBC사옥에서 진행된 ‘숨바꼭질’의 제작발표회에서도 해당 문제가 거론됐다. 신용휘 PD는 “나도 연출부 막내부터 시작해 여기까지 있게 됐다. 그래서 막내 스태프들이나 일반 스태프들의 힘듦, 노동의 고통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익숙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익숙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며 반성의 말로 입을 열었다.
신 PD는 “많이 미안했다. 지금 (근무 환경 개선의)과도기 시기이기 때문에 현명하게 해나가야 할 것 같다. 아직까지 완벽하진 않지만 제작사와 방송사 쪽에서 계속 해결안을 마련하고 합의를 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것과 별개로, 최대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서 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주연 배우인 이유리 또한 “감독님이 정말 빠르게 찍으려 노력해서 오래 연기할 틈이 별로 없다. 그래서 빠르게 순간적으로 몰입해야 하고, 한 번에 오케이를 내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 때로는 미리 더 찍어서 여유롭게 했으면 좋았겠단 아쉬움도 든다. 이렇게 바뀌는 시스템이라면, 스태프들도 우리도 조금이라도 더 자고 쉬어서 좋은 연기가 담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개선할 필요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고 근무 환경 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 다른 주연 배우인 김영민은 “과도기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배우들도 스태프들의 노고를 잘 알고 있다. 올해 유난히 덥기도 했다”며 스태프들의 노고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스태프들을 만나는 시간 동안만은 항상 웃고 좋은 시간들이었다. 원활하게 관계를 만들고, 현장에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고 배우들의 노력을 전하기도 했다.
밤 촬영신도 많고, 드라마 일정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완전하게 52시간 근무 제도를 방송가에 정착시키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을 터다. 하지만 무리한 과로가 당연시되고 있는 드라마업계 근무 환경이 개선되어야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제 그 과도기에 있는 ‘숨바꼭질’이 과연 드라마 촬영 근무 환경 개선의 시초가 될 수 있을지 드라마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숨바꼭질’은 오는 25일 오후 8시 45분에 첫 방송된다. / yjh0304@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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